여덟 살 로티에게 할아버지는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두 사람은 언제나 붙어 다니고 모든 걸 함께하지요. 할아버지는 겉모습은 늙었지만 마음은 로티처럼 어린아이 같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로티와는 달리 남들에게 인사할 줄 모릅니다. 로티는 누구를 보든 먼저 인사를 건네는데, 할아버지는 모르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는 사람을 봐도 본체만체합니다. 로티의 친구 시그네와 시그네의 할머니와도 놀이터에서 종종 마주치지만 결코 인사하지 않아요. 로티에게 인사를 잘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할아버지 자신은 인사를 할 줄 모르는 거예요.
로티는 참고 참다 할아버지에게 왜 인사를 하지 않는지 물어봅니다. 할아버지는 그런 사실은 생각조차 못 해 본 듯 말문이 막힙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젊었던 시절엔 사람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다고, 그래서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변명하지요. 로티는 인사를 할 줄 모르는 할아버지를 위해 인사 훈련 계획을 세웁니다.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모든 것에 인사하기가 그 첫 단계지요. 길가의 나무나 자동차, 거리의 고양이와 동상 등 보이는 모든 것에 대고 밝고 힘차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거예요. 그다음으로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사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는 거지요. 할아버지가 시그네의 할머니에게 인사 한마디만 하면 뜻밖의 근사한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요. 예상 밖의 난관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할아버지를 인사 대장으로 만들기 위한 로티의 작전은 계속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인 라트비아 못지않게 우리도 서구의 여러 나라에 비해 인사에 인색하고 무표정에 익숙합니다. 가벼운 미소와 친절한 인사가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작은 노력이 될 수 있지요.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은 인사 한마디가 가진 마법 같은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