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베스트셀러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저자의 최신작
나답게 살기 위해 애쓰는 모든 여성에게 바치는 응원가
시어머니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는 사치코에게는 대학 시절부터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미카가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인기 아이돌 그룹 ‘데이트 클렌징’을 키워낸 미카는 늘 일에 푹 빠져 있었고 사치코는 그런 미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사치코를 찾아온 미카는 돌연 결혼을 선언한다. “나 이제 결혼을 해야겠어!” 데이트 클렌징이 해체하고 난 뒤 공허해진 미카는 서른다섯이라는 나이를 내세워 결혼이 인생의 목표라도 되는 양 결혼할 남자를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사치코는 그런 미카를 안타까워하는데.
『서점의 다이아나』, 『버터』, 『매지컬 그랜마』 등으로 무려 네 차례나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으며 2015년『나일퍼치의 여자들』이 제28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는 등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손꼽히는 유즈키 아사코는 이번 책 『미카에게』를 통해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날카롭게 집어낸다. 대학 시절부터 절대적인 신뢰와 우정으로 다져진 두 여성의 관계가 사회적 제약과 오래된 고정관념으로 인해 방해받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리는 한편, 두 주인공이 여성에게만 씌워진 결혼이라는 틀을 깨고 어떻게 온전한 나로 성장하는지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회가 정한 어떤 고정관념에도 갇힐 필요 없이 ‘너 자신 그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는 메시지를 작가 특유의 경쾌한 문제로 담아낸 작품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남들과 다른 색이 부끄러워진 걸까?”
‘정상적인 삶’이란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다!
여성에게 서른다섯이라는 나이는 어떤 의미일까? 이 책 『미카에게』 속 주인공 미카는 이렇게 말한다. “서른다섯의 여자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어. 나도 너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어.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사는 건 꽤 피곤하고 지치는 일이니까.”
『이토 군의 A to E』와 『서점의 다이아나』, 『버터』, 『매지컬 그랜마』로 나오키상 후보에 네 번이나 오르는 등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일본의 젊은 작가 유즈키 아사코는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과 출산이라는, 유독 여성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되는 사회적 시선을 미카와 사치코라는 두 여성을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결혼해서 보란 듯이 아이를 낳고 싶어. 나도 이제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싶거든.”
왜 갑자기 결혼을 서두르냐는 사치코의 말에 대한 미카의 답이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꾸리는 삶을 정상적이고 올바른 길이라고 규정했을까? 그 길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잘못되었고, 고쳐야 하고, 어서 남들과 같이 자연스럽고 마땅한 길에 합류하라고 등을 떠미는 건 과연 왜일까?
이 책은 서로의 삶을 동경하는 두 여성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그 어떤 삶의 방식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빨간 코트가 입고 싶지만 너무 튈 것 같아서, 이상하게 볼 것 같아서 검정색 코트를 사고 마는 이 시대 여성들에게 모든 사람이 검정색 코트를 입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네가 입고 싶은 대로 입자고, 남들과 다른 색깔의 코트를 입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시간은 인정사정없지만 갑자기 딱 멈추기도 해. 정말 가끔이지만.”
“맞아.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게 시곗바늘만 쳐다보며 애를 태우는 것보다 중요할지도 몰라.”
진짜 ‘나’를 찾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잔잔하고 섬세한 이야기
『미카에게』는 충격적인 결말이나 그 흔한 반전 하나 없이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매 순간의 삶이 그렇듯 기쁨과 슬픔, 기대와 낙담, 후회와 용기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되며 순식간에 우리를 몰입시킨다. 평생 단짝이라고 믿었던 친구의 배신, 일에서의 성공이 인생에서의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허무함, 모든 사람들이 동경하는 아이돌의 삶을 내려놓고 작은 카페 사장을 꿈꾸는 한 소녀의 용기. 진짜 ‘나’를 찾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촘촘한 그물을 엮듯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미카는 한낱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다. 시시때때로 삶의 선택 앞에서 고민하고, 머뭇거리고, 아파하는 우리 시대 모든 여성의 민낯이다. 따라서 이 책을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미카라는 이름 위에서 반짝이고 있는 자신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