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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춤

불가능한 춤

  • 마텐스팽베르크
  • |
  • 작업실유령
  • |
  • 2020-10-09 출간
  • |
  • 208페이지
  • |
  • 112 X 180 mm
  • |
  • ISBN 9791189356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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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가능한 춤을 위한 질문들

기획자는 책의 「서문」에서 신체나 내면 등 개인의 영역에서 벗어나 문화적 ㆍ 정치적 ㆍ 역사적 ㆍ 사회적 맥락을 직면하게 된 무용이 그동안 재정의되어 왔음을 밝히고, 그러한 재정의에 대한 질문이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알린다. 무용을 성립시켜 온 조건이 지금 갖는 의미, 관객이 무대 ㆍ 신체 ㆍ 작품을 감각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장치들이 존재하게 된 방법과 그 이유에 대한 의문, 예술가의 역량이나 직관 등을 관계의 망 속에서 파악할 때 작품이 갖게 되는 다른 의미와 가치… 1990년대에 출현한 담론을 지켜보던 2010년대의 좀 더 다른, 보다 새로운 목소리들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며 다음 단계를 예비한다.

첫 번째 글 「상상의 예술에 대한 믿음」에서, 예술 이론가 보야나 스베이지는 ‘포스트댄스’라는 용어를 두고 내용을 풀어 나간다. 그는 안무를 춤에서 분리해 낸 이득이 미술관과 예술교육 기관에 돌아갔다고 일갈하면서, 안무가 공연 예술을 점령하고 났을 때 춤에는 무엇이 남게 될지 묻는다. 이어 오늘날 무용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비육체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무용가이며 시인인 브리야나 프리츠는 작품 「불가결한 블루」(2016)에서 노트북 스크린에 시를 무용으로 선보인다. 손가락을 따라 표면이 움직이고, 커서가 단어들을 이어 붙이고 오려 낸다. 역시 무용가이자 시인인 잔느카밀라 라이스터는 작품 「도피와 변형」(2015)에서 다섯 명의 무용수를 한 편의 시와 함께 선보인다. 무용수들은 안무 지시 없이 지속 시간만 적힌 스코어를 마음속으로 읊으며 텍스트를 움직임으로 옮긴다. 보야나 스베이지는 이러한 텍스트 기반의 작품들을 지나 자신이 믿는 예술의 미래를 이렇게 그린다. “내가 믿는 포스트댄스의 미래는 특정한 불투명성을 보존하는 춤이다. 나는 설득력 있는 자기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잘 정돈된 이 세계 속에서, 어느 정도의 의지와 강도로 기묘하게 과소수행하는 존재를 만들어 내는 고집스럽고 비효율적인 무언가의 출현을 상상한다.”(본문 32쪽)

안무가이자 무용가인 메테 에드바르센은 무대 뒤에서 「직전의 순간」을 쓴다. “아침 여섯 시 반, 나는 며칠간의 공연을 끝으로 어젯밤 마지막 공연을 올렸던 극장의 분장실에 앉아 있다. 일요일이다. (…) 난 이 공간에 글을 쓰기 위해 앉아 본 적이 없음을 깨닫는다.”(35쪽) 글을 쓰기 위한 공간이 아닌 그곳은 몸을 위한 공간도 아닌데, 무대에서 공연하는 그가 판단하기에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의 순간’ 혹은 공연이 끝난 ‘직후의 순간’을 위한, 무대와 연결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그는 의자에 앉아 움직여 가면서 몸을 가능한 한 미세하게 체험하며, 자신의 몸과 관람객의 몸을 위한 글을 쓴다.

전작 『미래 예술』(2016)에서 “오늘날 예술이 야기하는 가능성들을 질문하고 구체화”했던 서현석은 글 「몸과 교감에 관한 몇 가지 광경」에서 질문을 이어 나간다. 데즈카 나쓰코, 울라이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발리 엑스포트, 티노 시걸, 르네 폴레슈와 파비안 힌리히스, 윌리엄 포사이스와 필리프 부스만, 메테 에드바르센, 엘 콘데 데 토레필을 경유하며 그들이 관객과의 교감을 위해 신체와 언어를 달리 사용해 온 방식을 면밀히 살핀다. “오늘날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질문보다 절박한 것은 오늘날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없는가의 질문일지 모른다.”(66쪽)

자본주의와 예술이, 동시대 노동과 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탐구해 온 철학자 보야나 쿤스트는 「실천 속에서: 무용가의 노동하는 몸에 관한 몇 가지 사유」에서 예술 과정의 핵심에 있는 잉여성을 주목하며, 노동의 생산성이라는 환영에 도전하는 춤을 생각한다. 즉 무용가의 노동은 무언가를 고되게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잉여성 덕분에 춤을 창의적으로 확장하고 상상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고 판단한다. “춤은 고된 노동이고, 노력이며, 시간과 공간에 깊이 얽매인 과정이라는 점에서 실천적 힘을 갖는다. 동시에, 춤은 정확히 그런 실천이며, 깊이 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춤이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그 어떤 가정에도 묶이지 않는 상상과 사변의 장치가 된다.”(90쪽)

안무가 메테 잉바르트센은 자신의 작품 「69 포지션」의 대본인 「69 포지션: 대본」을 공개한다. 이 대본은 섹슈얼리티와 공적 영역 간 관계를 드러내는 여러 영상과 이미지, 텍스트를 통해 그가 섹슈얼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자료들은 섹슈얼리티가 개인적이고 내밀한 지점을 넘어 사회와 정치에 개입하는 요소임을 드러낸다.

국내에 번역 출간되기도 한 『코레오그래피란 무엇인가』(원제 ‘춤을 소진하기: 퍼포먼스와 움직임의 정치학’)의 저자 안드레 레페키는 「코레오그래피와 포르노그래피: 탈시간적 사드, 동시대의 춤」에서 안무와 포르노그래피라는 두 가지 몸의 기술의 관계를 살핀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전반에 동시에 등장해 사유화되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몸을 묘사하고 규정하는 데 집중한 두 분야를 들여다보는데, 특히 동시대 무용에서 어떻게 이 두 가지가 구성되는지 숙고한다. 그 대상은 18세기 소설가 마르키 드 사드, 그리고 랠프 레몬의 「그래픽 리딩 룸」(2015)과 메테 잉바르트센의 「21 포르노그래피」(2017)다. 레페키는 이들의 근작에서 사드가 우연히 호출되지 않았다고 보고, 『소돔 120일』을 통한 사드의 재등장이 신자유주의적 ㆍ 신식민주의적 ㆍ 약리 포르노적 자본주의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 불가피한 안무적 선택임을 밝힌다. 또한 이렇게 탈시간적으로 반복되는 이미지와 주제는 과거에 멈춘 것들을 휘저어 혼란시키고 열어젖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이라고 말한다.

‘포스트댄스’로 시작된 책은 ‘포스트댄스’로 끝난다. 안무가 마텐 스팽베르크는 「포스트댄스, 그 변론」에서 포스트댄스를 통해 미래의 춤과 안무 실천을 규명하겠다고 선언한다. 방점을 ‘춤’에 두고서. “포스트댄스를 통해서 ‘포스트’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댄스’, 즉 춤을 옹호하는 겁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춤을 역사적으로 고정된 위치에서 구출하는 것, 그 유산의 족쇄로부터 해방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조건, 상황, 환경 속에서 춤에 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고, 지금 여기 있는 춤과 미래의 춤에 공명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행위주체성을 발견하는 겁니다.”(159쪽) 춤이 단순한 춤을 넘어 사회의 능동적 힘으로서 사회를 위한 구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춤에 역량을 부여하는 시작점으로서의 포스트댄스. “이것이나 저것에 대한 춤이 아니라 (…) 춤 그 자체가 역량을 갖는 순간”(159~60쪽)을 향한 길을 인식론과 존재론, 기법과 기술, 퍼포먼스와 춤, 가능성과 잠재성, 새로운 것과 진짜 새로운 것 등을 경유하며 찬찬히 살펴 나간다. “미적 경험”, “잠재성의 경험”에서 생겨날 “진짜 새로운” 예술이 만들어 나갈 미래를 희망하면서.

- 옵/신 페스티벌
“장(scene)으로부터 / 벗어나다(ob).” 2020년 첫 회를 맞이하는 옵/신 페스티벌(예술감독 김성희, 프로덕션 총괄 김신우)은 오늘을 통찰하고 이를 자신만의 예술 형식으로 표현하는 작가를 소개한다. 기존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을 통해 국제 동시대 예술을 함께 그려 나간다. 2020년 10월 9일부터 28일까지 문래예술공장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프로그램은 공식 웹 사이트(http://obscenefestival.com)에서 살펴볼 수 있다.


목차


서문
김성희

상상의 예술에 대한 믿음
보야나 스베이지

직전의 순간
메테 에드바르센

몸과 교감에 관한 몇 가지 광경
서현석

실천 속에서: 무용가의 노동하는 몸에 관한 몇 가지 사유
보야나 쿤스트

69 포지션: 대본
메테 잉바르트센

코레오그래피와 포르노그래피: 탈시간적 사드, 동시대의 춤
안드레 레페키

포스트댄스, 그 변론
마텐 스팽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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