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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고라고불렀다-378(창비시선)

싱고라고불렀다-378(창비시선)

  • 신미나
  • |
  • 창비
  • |
  • 2014-09-05 출간
  • |
  • 112페이지
  • |
  • ISBN 9788936423780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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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신미나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 등단 7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섬세하고 살가운 몸의 언어와 우리의 옛 연시들을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인 구조와 상상력, 그리고 개성적인 화법과 어투”(이홍섭, 해설)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감각적 이미지의 세계를 선보인다.
삶의 이마를 짚어주는 서정시 본래의 감동
깊고 오랜 사랑으로 빚어낸 다정다감한 노래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유려하게 흐르는 전통적 가락과 선명한 언어로 뭉근하고 깊은 서정의 세계를 펼쳐온 신미나 시인의 첫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가 출간되었다. 등단 7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섬세하고 살가운 몸의 언어와 우리의 옛 연시들을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인 구조와 상상력, 그리고 개성적인 화법과 어투”(이홍섭, 해설)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감각적 이미지의 세계를 선보인다. 평범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감각적인 시선과 사물에 생기를 불어넣는 풍요로운 상상력, 언어를 부리는 빼어난 솜씨가 돋보이는 가운데 “농경적 삶의 배경과 지난 연대의 서정시 쓰기가 달성했던 언어와 미감의 한 진수”(김사인, 추천사)를 보여주는 단정한 시편들이 고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십년 넘게 기르던 개가/돌아오지 않았을 때/나는 저무는 태양 속에 있었고/목이 마른 채로 한없는 길을 걸었다/그때부터 그 기분을 싱고,라 불렀다//싱고는 맛도 냄새도 없지만/물이나 그림자는 아니다/싱고가 뿔 달린 고양이나/수염 난 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 있지만/아무래도 그건 싱고답지 않은 일//싱고는 너무 작아서/잘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다/풍선껌처럼 심드렁하게 부풀다가/픽 터져서 벽을 타고 흐물흐물 흘러내린다/싱고는 몇번이고 죽었다 살아난다//아버지가 화를 내면/싱고와 나는 아궁이 앞에 앉아/막대기로 재를 파헤쳐 은박지 조각을 골라냈다/그것은 은단껌을 싸고 있던 것이다//불에 타지 않는 것들을 생각한다/이상하게도(「싱고」 전문)

시인은 “십년 넘게 기르던 개가/돌아오지 않았을 때” “목이 마른 채로 한없는 길을 걸었”던 경험에서 그 상실감과 결핍감, 또는 외로움을 상징하는 “싱고”라는 자신만의 조어를 만들어낸다. 그로써 상실에서 비롯된 그 정서는 생기와 몸을 얻어, 시인 자신이면서 또한 자신이 아닌 실체가 된다. 시인은 이렇듯 삶의 체험을 지극히 민감한 감각으로 붙잡고 거기에 생생한 상상력을 더해 깊은 서정적 울림을 만들어내는 빼어난 솜씨를 보여준다.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물가를 찾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공방(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 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르면 몸물 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였으니//참 오랜만에 당신//오실 적에는 볼 밝은 들창 열어두고 부러 오래 살을 씻겠네 문밖에서 이름 불러도 바로 꽃잎 벙글지 않으매 다가오는 걸음 소리에 귀를 적셔가매 당신 정수리 위에 뒷물하는 소리로나 참방이는 뭇별들 다 품고서야 저 달의 민낯을 보겠네(「부레옥잠」 전문)

신미나의 시에는 오래된 농촌의 자연과 가난한 삶의 정경 속에서 빚어진 애잔한 서정이 배어 있다. 시인은 “몇촉의 그리움으로 환해”(「입김」)지는 지난 시절을 애틋한 마음으로 노래한다. 받아쓰기를 하다가 “자기 이름을 쓰고는 천천히 지워버렸”던 엄마(「받아쓰기」), “열일곱에 여공이 된” 큰언니(「입동」), 어느날 배가 불룩해져 돌아와 “물에 불린 생쌀을 소리 안 나게 퍼먹”던 버릇이 생긴 언니(「윤달」), “벌초하러 갔다가 예초기 날이 튕겨 즉사했다는” 삼촌(「꼬막각시의 노래」), 산달도 못 채우고 태어나 “젖니가 오르기도 전”에 홍반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다섯째 언니(「다섯째 언니」), “평생을 장사치로 떠돌다 역병으로 죽었다던” 할머니(「거스름돈」) 등 가슴 아픈 상처를 안겨주었던 불우한 가족사를 시인은 곡진한 어조로 곰곰이 되새긴다.

아버지는 고드름 칼이었다/찌르기도 전에 너무 쉽게 부러졌다/나는 날아다니는 꿈을 자주 꿨다//머리를 감고 논길로 나가면/볏짚 탄내가 났다/흙 속에 검은 비닐 조각이 묻혀 있었다//어디 먼 데로 가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동생은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고/젖은 발로 잠들었다/뒤꿈치가 홍시처럼 붉었다//자꾸만 잇몸에서 피가 났고/두 손을 모아 입 냄새를 맡곤 했다//왜 엄마는 화장을 하지 않고/도시로 간 언니들은 오지 않을까/가끔 뺨을 맞기도 했지만 울지 않았다//몸속 어딘가 실핏줄이 당겨지면/뒤꿈치가 조금 들릴 것만 같았다(「연」 전문)

“돌탑 쌓고 허무는 싱거운 재미만 헤아리다/엄마 없는 집으로 해를 안고 가”(「손오목에 꼭 맞는 돌」)던 유년 시절의 깊은 상실감과 상처, 그로 인한 삶의 부조리와 사랑의 결핍을 시인은 자신과 세계가 가장 밀착된 ‘몸의 언어’로, 몸의 언어가 부르는 간절한 사랑 노래로 달래고자 한다. 일찍이 삶의 비의를 깨달은 듯 “구천구곡 흐르는 물을/오늘 일만은 아닌 듯 바라보”(「손오목에 꼭 맞는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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