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맙소사, 왕릉이 일어섰어!
왕릉에 기대어 “아, 심심해” 하는 하나의 혼잣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어느 날 밤, 달빛을 따라 왕릉에서 열심히 미끄럼틀을 타던 하나는 잠자던 왕릉을 깨우고 만다. 낮에는 왕릉인 척 엎드려 있다가 모두 잠든 밤에 일어나는 공룡은 그날 밤, 그렇게 하나와 처음 만나게 된다. 하나는 이름도 없이 너무 오랫동안 혼자 지내 온 공룡에게 자기 별명인 “꼬미”라는 이름도 붙여 주고 자기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꼬미도 어떻게 왕릉에 와서 살게 됐는지 하나에게 자신의 역사를 들려주면서 매일 밤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마을 곳곳을 놀이터 삼아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아빠에게 또다시 들이닥친 위기도, 학교에서 짝궁 때문에 속상한 마음도 꼬미 덕분에 슬기롭게 넘기며 하나는 매일매일 한 뼘씩 마음도 생각도 자라난다. 한없이 기쁨과 즐거움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하나와 모든 일에 함께해 주던 꼬미에게 슬슬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하나가 꼬미를 위해 나선다. 꼬미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꼬미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하나에게는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지만 하나는 기꺼이 꼬미를 도와준다. 하나는 꼬미에게 세상을 대하는 마음을, 꼬미는 하나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배우고 가르치며 아름다운 우정을 간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