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
청소년기를 흔히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라고 부른다.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 같은 시기라는 뜻이다.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함께 감정의 기복도 심해지며, 외모와 이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다혜와 친구인 지혜, 이슬이, 진 등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가느라 너무나 힘겹다.
이제 중3에 올라가는 다혜는 춤도 잘 추고 얼굴도 몸매도 예쁜 소녀다. 아빠가 발령이 나 전주에서 서울로 이사 오게 된 다혜는, 새 학교에서 이슬이와 친구가 되어 함께 치어리딩 동아리에 들어간다. 치어리딩을 배워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지만 치어리더가 되려면 키가 167cm는 되어야 했다. 다혜는 키가 162cm밖에 되지 않아 실망이 되었다. 어느 날 다혜는 이슬이와 야구장에 갔다가 KIA 타이거즈에서 가장 팬이 많은 치어리더 민지은을 보게 되고, 그녀를 롤 모델로 삼는다. 이슬이는 다혜에게 치어리딩 스탠딩 슈즈를 신고 오디션을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스탠딩 슈즈 굽 높이가 7~8cm 정도 되기 때문이었다. 다혜는 치어리더 오디션에 지원하기 위해 통굽 8cm의 흰색 스탠딩 슈즈를 구입한다. 그런데 배달된 스탠딩 슈즈의 굽은 채 1cm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신발을 신으면 키가 173cm 정도가 되는 것이었다. 오디션에 합격한 다혜는, 운 좋게도 민지은과 함께 KIA 타이거즈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바라는 것을 쉽게 얻은 다혜는 하루하루가 행복하기만 하다. 최연소 치어리더여서 신문에 인터뷰 기사도 나게 되고, 춤도 잘 추고 표정도 좋아 크게 인기를 끈다. 팬인 남학생 진과 DM도 주고받게 되면서 바비올렛 공주라는 별명도 얻는다.
그러던 어느 날, 다혜는 화이트 슈즈를 잃어버리고 만다. 난감한 일이었지만 그 누구도 다혜가 키 작은 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런데도 다혜는 잠시 공백기를 가지려 한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혜는 앞으로 어떠한 삶을 선택할까? 다혜가 아니면 죽을 것 같다는 진에게는 어떤 존재로 남게 될까? 이 모든 것들은 오롯이 다혜 홀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 소설은 로맨스 시리즈 중 하나이지만, 작가가 꿈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에게 바치는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