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근의 소설집 『비행소년』은 작가의 자전소설(自傳小說)이며 여행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자유의 형식’인 여행 과정을 보여주는 신정근의 소설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먼저 중심인물 곁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오고 가는 도중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은 어느 곳을 찾아 다른 공기를 마시며 이국적 음식과 풍광과 풍속에 취하는 따위의 일시적인 욕망을 실현하는 게 아닌 셈이다. 여행은 나와 다른 뿌리를 가진 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가를 실천하는 행동이다. 여행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이며, 관계 그 자체다. 장소의 이동은 타인을 만나러 가는 행위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그러므로 작가는 “여행의 일상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소중하다. 작가는 출국과 귀국, 환승터미널로 나뉘어진 이야기 속에서 여행의 일상에 대한 옴니버스 방식을 여행소설 형식으로 엮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롭게 마주하게 되는 여행과 삶이 가진 평범함, 이국에서 경험하고 느낀 여행자로서의 사색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여행하는 나는 결국, 우리의 삶에서 여행이라는 것은 환상이나 화려함으로 포장할 수 없는 현실이자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보통의 일상 중 하루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문학이라는 경이(驚異)를 기록(記錄)한다는 의미의 ‘경.기.문.학驚.記.文.學’ 시리즈는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 문학 분야 선정작 시리즈이다. 26인의 선정작 시리즈 경기문학은 소설집 10권, 시 앤솔로지 1권으로 구성돼 있어 신진부터 중견까지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특유의 문장과 스타일로 저마다 서로 다른 삶의 질곡한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경기문학 선정작 시리즈를 통해 동시대 문학의 다양성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