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상실, 괴로움을 최소화하는 낙관의 방식을 일깨우는 에픽테토스의 말,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 현재의 삶과 자기 내면에 대한 집중력을 높인다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에 현혹되지 않음으로써 자유로워지는 법, 자기중심적인 관점에 사로잡히지 않고 여러 방향에서 사건을 바라봄으로써 그대로의 사실을 마주하는 법, 평소 닥치는 대로 뻗어나가던 욕구를 정말 중요한 것으로 한정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버리는 법,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를 타협이나 맹종과는 다른 진정 원활한 방식으로 맺어가는 법……. 에픽테토스의 말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를 풀어가는 데 힘이 되는 조언과 통찰력이 담겨 있다. 단순히 상식의 연장선에 있는 평범한 인생론이 아니라, 허를 찌르는 역설로 이루어지는 그의 말은 유연한 사고방식을 기르고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단서가 가득하다.
물론 약 이천 년 전의 글이기에 현대인의 시각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시나 사회상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 점을 보완하고 에픽테토스의 사상 즉 스토아철학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를 높이고자, 에픽테토스의 저서 『엥케이리디온』 원전을 엄선해 담고 관련 에피소드를 촌철살인의 위트 넘치는 만화로 간명하게 재구성했다. 여기에 서양 고대 철학을 연구하고 다수의 철학서를 집필한 오기노 히로유키 교수의 현대적인 해석을 곁들임으로써 에픽테토스가 추구한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실제 우리 삶에 가까이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도화된 산업 구조와 기술, 빈부 격차 심화, 기후 재앙, 불안정한 세계정세 등이 뒤얽히며 위태롭게 급변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혼탁하고 불확실한 시간 속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시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 번뿐인 지금의 삶,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이 물음이 더 절실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에픽테토스의 말은 불안과 상실, 괴로움을 최소화하는 낙관의 방식을 설득력 있게 제안한다. 외부의 수많은 자극에 한없이 끌려 다니던 눈을 내면으로 돌려세우고, 부정적이고 불필요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익힘으로써 자기 마음과 현재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 그러면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연연하지도 않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심란할 일도 줄어든다. 냉철하고 예리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다감한 온기가 깃든 에픽테토스의 말은, 우리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응시하고 평온히 다스리기까지의 소중한 마중물이 되어 삶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