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하게 펼쳐지는 벌판과 크고 작게 줄을 선 언덕들을 바라보면서 내 인생도 이제 봄을 지나 여름도 아닌 가을로 접어든 듯한 절망감이 밀려온다.
그리고 이 가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또 먼 시간이 흐르면 다시금 후회하게 될까? 아님 어쩜 이 가을조차 봄이었음을 깨닫고 말 것인가?
- 행복을 꿈꾸지만 비극이 어울립니다 중에서
소설에는 그만큼 다루어야 할 다른 훌륭한 주제가 많다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어내기 위해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모호한 분노, 누구를 향하는지도, 무엇을 향하는지도 모르는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여섯 편의 단편을 통해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해 낸다. 할 수 있음에도 하지 못하게 자신을 붙잡는 무언가를 과감하게 끊어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