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이 된 산부인과 의사
삶이 시작되는 탄생의 순간, 그 치열하고도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산부인과 의사다. 산부인과는 정신과나 중증외상의학과처럼 뭔가 ‘매력적’이거나 ‘폼 나는’ 과는 아니다. 하지만 아기를 출생시키고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부부를 돕는 것만큼 자신의 수련을 보람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며 단호히 이 일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바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다 병원 밖으로 도망쳐 영국 최고의 코미디언이 된 이 책의 작가 애덤 케이다.
유머러스한 통찰력으로 그려낸 의료계의 현실
6년간의 호된 교육과정을 거친 후 병동에서 ‘죽어라’ 일해 온 저자는 의사 시절 일어났던 일들을 성찰 일지에 적어두었다. 그 일지 속에는 웃긴 일들도 있고 기록할 가치가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일들도 있다. 인체의 구멍에 들어간 수많은 물건들이 있었고, 편협한 관료 체제에 대한 분노도 있었다. 그에게 일지는 수련의 시절 겪었던 잔혹한 시간에 대한 기록이자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사가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는 증거였다. 결국 그는 의사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의료계에 대한 대중의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이 이야기들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조금 따끔할 겁니다』에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애덤 케이가 마주했던 우스우면서도 슬프고, 힘들면서도 보람찬 일화와 함께 최전선에서 몸 바쳐 일하는 의사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고, 한 편의 코미디영화처럼 웃음 짓게 하는 이 책은 곧 영국 BBC를 통해 벤 위쇼 주연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