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흰양말과 민지처럼 최선을 다하는, 씩씩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동네엔 유난히 길고양이들이 많아요. 길을 가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길고양이와 만나요. 어느 날 가겟집 아주머니가 눈도 뜨지 못하는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가게 앞에 데려다 놨어요. 가게 건물 옥상에서 발견했대요. 학원을 가던 아이들, 가게에 무얼 사러 왔던 아이들이 난리가 났어요. 엄마한테 전화하는 아이. 곁에 있는 엄마를 조르는 아이. 하지만 새끼 고양이를 키워도 된다는 엄마는 아무도 없었어요.
나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어요. 아주머니는 새끼 고양이를 작은 상자에 넣어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뒀어요. 재활용품 분리하는 구석진 곳이었어요. 새끼 고양이를 두고 오자마자 어디선가 어미 고양이가 달려왔어요. 어미 고양이는 주위를 살피며 새끼 고양이에게 다가갔어요. 혹시 흥분해서 새끼 고양이를 해치거나 다시 가버릴까 봐 얼른 그 자리를 피했어요.
그때 내 눈과 마주친 어미 고양이의 눈빛을 잊을 수 없어요. 눈도 못 뜬 새끼들을 잃어버렸으니 얼마나 놀랐고 무서웠겠어요? 두려움과 걱정으로 번쩍이던 그 눈빛. 아무리 두려워도 새끼를 찾아오는 어미 고양이의 모습은 내 마음 깊이 들어와 박혔어요. 힘들고 어려운 처지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워요. 그건 사람이건 동물이건 마찬가지지요. 나도 흰양말과 민지처럼 최선을 다하는, 씩씩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