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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과 시문

옛 그림과 시문

  • 심경호
  • |
  • 세창출판사
  • |
  • 2020-07-10 출간
  • |
  • 548페이지
  • |
  • 153 X 215 X 34 mm /945g
  • |
  • ISBN 9788984119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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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고전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옛 그림과 시문의 관계에 대하여
사색할 자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옛 그림과 시문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 같은 안내서

옛 그림의 화폭에는 회화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화가가 그림의 주제나 그림 그릴 때의 심경을 화폭 한구석에 시문으로 밝히기도 하고, 그림을 감상한 문인이 그 창작 경위를 밝히거나 감상 평어를 별도로 덧붙이기도 했다. 이것들을 바로 제화題? 혹은 화찬?讚이라고 한다. 곧, 옛 그림의 의미와 미학적 가치를 온전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시문들을 함께 감상해야 한다. 신윤복의 〈미인도〉처럼 이미 익숙한 옛 그림도 시문을 곁에 두면 새롭게 읽어 낼 거리가 풍성하다.

저자 심경호 교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옛 그림에서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를 파악하려 노력해 왔다. 그 결과물로, 여러 논문과 연재 글을 보완하고 일부 글은 새로 집필하여 이 책으로 묶었다. 저자에 따르면, 그림과 일체가 되어 감상되는 화찬, 명구 화제, 독화시문, 화기 등은 동양의 인문정신이 예술분야에 발현된 독특한 방식이다. 더불어 오늘날에도 각 예술 장르는 서로 넘나들며 함께 예술세계를 형성하지만, 근대 이전에는 예술의 각 장르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미학적 의미를 서로 보완했다. 이 책은 이러한 인식에서 새롭고 다채로운 동양의 예술정신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했다.


옛 그림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백 명의 감상자가 있다면 백 가지의 감상이 나올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림이다. 그럼에도, 옛 그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전통 시대 미학의 사고방식과 그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도 좋지만, 동양화에서 막연하게 느껴지는 신비로움, 낯섦, 모호함, 난해함의 벽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과 일상을 우리 시대로 귀환시킬 때, 옛 그림과 시문은 원래의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시·서·화를 일체로 보았는데, 이른바 삼절三絶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그 시문을 작성하는 일을 별개가 아닌 하나의 작업으로 여겼던 셈이다. 이것은 화가에 의해서 완성되기도 하였고, 김홍도의 그림에 강세황이 찬을 써넣는 식으로 별도의 감상자가 의미를 부연한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이든 결코 그림과 시문을 분리해서 볼 수 없는 이유가 된다.

그런데 이 시문들은 한문으로 쓰여 있고, 그것도 몹시 함축적인 데다가, 기존에 번역이 제시되어 있다 하더라도 적절한 번역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오랜 시간 한문학 연구에 매진해 온 저자가 세심한 번역과 해설로 독자들의 필요에 부응하고자 하였다.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그간 쌓아 온 공력에도 불구하고 저자 스스로 “만만치 않다”고 표현했을 만큼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만큼 정확하고 풍성한 자료로 옛 그림과 시문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심경호 교수의 친절한 해설을 따라, 화폭에 담긴 선인들의 정신세계와 생활의 일면을 보고 즐기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오래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고개를 주억거리며 옛 그림과 시문을 감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미인도〉는 미인 그림이 아니다?

신윤복의 〈미인도〉는 트레머리를 한 앳된 얼굴의 여인이 꼭 맞는 저고리에 풍성한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을 그린 유명한 그림이다. 보통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상체에 치중된 묘사와 부풀어 오른 치마를 좌우로 꽉 차게 그린 형태는 미인을 그릴 때 흔히 쓰는 수법이 아니다. 왜 그런가?

이것은 신윤복이 화폭에 써넣은 제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호탕한 가슴속에 봄기운 같은 생명력./붓끝으로 어찌 물상을 전신할 수 있으랴?” 신윤복이 여인을 그린 이유는 바로 풍요로운 힘을 상징하기 위해서였다. 이 그림은 ‘반박흉중盤?胸中’, 즉 광대무변하며 만물을 생기시키는 기운으로 가득한 여인의 마음을 묘사했다. 신윤복의 제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이 그림이 단순히 미인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생명력을 풍성한 치마로 외현시켰음을 알 수 있다.


# “다만 하나만 있을 수 있지, 둘은 있을 수 없다”

추사 김정희는 어느 날 우연히 손이 가는 대로 〈불이선란도〉를 그렸다. 20년 동안이나 그리지 않던 난을 갑자기 그려 냈다. 그런데 화폭에는 그림보다 글씨가 더 빼곡하다. 제발題跋이 네 번이나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두 다른 날에 쓰인 것이다. 무슨 일일까?

화폭 한쪽에는 김정희가 그림 제작의 사연을 밝혔다. “처음에 도준(달준)을 위하여 아무렇게나 붓을 놀린 것이니, 다만 하나만 있을 수 있지, 둘은 있을 수 없다.” 또 작은 글씨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오소산(오규일)이 보고 강제로 뺏어 갔다. 우습다!” 그림의 주인이 두 번이나 바뀐 사연을 써넣은 것이다. 그런데 “다만 하나만 있을 수 있지, 둘은 있을 수 없다”는 무슨 말인가?

“한 번이나 그릴 일이지 두 번 그릴 수는 없다”라고 풀이한다면, 스스로 어쩌다 난을 친 것을 후회하는 말로 볼 수 있다. 또 “세상에 하나밖에 없고, 달리 있을 수가 없다”라고 풀이한다면 그 스스로 그림의 완성도를 자부한 말이 된다. 그런데 화폭에는 다음의 글도 있다. “누군가 억지로 강요하여 구실을 삼는다면, 또한 마땅히 비야리성 유마의 무언으로 사양하리라.” 김정희는 유마 이야기를 대뜸 끼워 넣었다. 『유마힐경』에 보면, 선禪을 갖가지 말로 설명하는 보살에 대해 유마가 오로지 침묵으로 맞서 모든 행동이나 표현의 무상함을 알리고 진리와 그 형용에는 경계가 없음을 드러내어 ‘둘이 될 수 없는 선[不二禪]’의 참뜻을 보여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앞서 말한 『유마경』의 내용을 다시 부연했다고 본다면 달리 풀이할 수도 있다. 즉 난을 치는 행위의 유일무이함, 도준(달준)과 난, 자신의 관계가 유일무이함을 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옳을까? 한편 김정희는 화폭 오른쪽 중단에 가까스로 다음의 글을 써넣었다. “초서와 예서, 기이한 글자를 쓰는 법을 가지고 그려 내니, 세인들이 어찌 알겠는가? 어찌 좋아하겠는가?”


# 조선 지식인의 밤잠을 설치게 한 기묘한 그림

철저한 이념의 세계였던 조선에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묘한 그림이나 시문이 용납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연암 박지원이 남긴 글 가운데 「수산해도가」라는 기이한 장편시가 하나 있다. “… 남산의 큰 원숭이는 고운 첩을 훔쳐다가/바위틈에 함께 살며 억지로 사통하고,/산도깨비는 벌건 대낮에 산을 내려와/인간의 부엌을 빌려 방게를 구워 먹네. …”

박지원은 동료들과 함께 감상한 〈수산해도〉를 시로 묘사하였다. 그가 감상한 〈수산해도〉는 이랑신二郞神의 요괴퇴치 전설을 모태로 설화 및 소설의 세계를 끌어들여 갖가지 형상을 그린 〈수산도搜山圖〉 계보의 그림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낯설고 신기한 그림을 접한 박지원은, 비록 잠시지만 일상을 벗어나 허구의 세계에서 노닐며 그 광경을 시로 남겼던 것이다. “나는 집에 와서도 눈앞에 삼삼하여/밤에도 잠 못 이루고 줄곧 생각했다.” 밤잠을 설치며 기묘한 그림을 떠올리는 박지원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 『옛 그림과 시문』의 구성

제1부 ‘제화題?의 미학’에서는 시문과 그림이 하나로 결합된 옛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미인도〉는 미인 그림이 아니다’에서는 신윤복이 〈미인도〉 화폭 한쪽에 써넣은 제화를 새로 해석하여, 이 그림이 ‘미인’의 외형이 아니라 ‘여성’, 곧 풍요로운 힘과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음을 밝혔다. 그 밖에도 김홍도의 〈타작〉, 조희룡의 〈매감도〉와 〈매화서옥도〉, 조영석의 〈원주행선도〉를 비롯한 여러 사례를 통해 회화와 시문이 공유하는 의미세계를 해석하였다.

제2부 ‘초상화와 시문’에서는 초상화와 함께 그 인물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초상화의 찬·지·서 등을 나란히 살폈다. 송시열, 이제현, 유언호 등의 초상 및 1703년(숙종 29) 계미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7인의 초상을 모은 화첩인 『계미동경소진첩』 등을 소개하였다. ‘초상화와 자찬’에서는 김시습과 강세황의 초상화와 그 자찬에 표현된 인물의 내면세계를 읽어 내었다.

제3부 ‘시의도와 문의도’에서는 김홍도의 〈세마도〉 〈주부자시의도〉 〈추성부도〉, 정선의 〈황려호〉, 장승업의 〈방황학산초추강도〉를 비롯한 다채로운 시의도와 문의도를 소개하였다. 화제 중에서도 유명한 시문의 어구를 따서 제시한 것을 명구 화제라 하는데, 이것이 시구일 때 그 그림을 시의도라 하고 시구가 아닐 때는 문의도라고 한다. ‘붉은 도포의 노인’에서는 김홍도의 그림 가운데 〈주상관매도〉와 그 제화시인 두보의 「소한식 날 배 안에서 보며」를 살펴보고, 김홍도가 두보의 시구를 화제로 삼은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지 탐구하였다.

제4부 ‘그림과 글씨의 변주’에서는 조선시대의 역사고사 화첩인 『북관유적도첩』, 김홍도의 〈삼공불환도〉 〈기로세련계도〉, 윤두서의 〈진단타려도〉, 작자 미상의 〈맹호도〉 등을 다루었다. ‘조개와 새우’에서는 수생동물의 생태와 특징을 묘사한 조선 어해도를 만난다. 수묵으로 묘사한 게, 새우 등의 생물이 길상의 의미를 지닌 동음의 상징어를 지시하는 경우가 잦았음을 확인하였다. 한편, 그림 속 생물을 통속적인 상징물로 전이시키는 대신 세상의 부조리를 조소하는 상징물로 변주시킨 특별한 경우도 분석하였다. 장한종의 〈조개와 새우〉에 쓰인 신위의 제화가 바로 그것이다.

제5부 ‘기묘한 그림 이야기’에서는 굴원의 「구가」에 담긴 신화적 상상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원나라 장악의 〈구가도〉, 자유분방한 정신세계를 드러낸 서위의 수묵화훼도와 그 자제 등 일상에서 벗어난 기이한 그림들을 살폈다. ‘박지원의 기묘한 그림 이야기’에서는 신장神將이 괴물을 퇴치하는 그림인 〈수산해도〉를 박지원이 감상한 사실과, 그 후 남긴 기이한 장편시인 「수산해도가」를 확인하였다. 조선 지식인의 밤잠을 설치게 한 기묘한 그림 이야기를 함께 즐겨 보자.


목차


책을 엮으며 · 5

제1부 제화題?의 미학
〈미인도〉는 미인 그림이 아니다 · 19
〈타작〉과 전준지희 · 27
〈매화서옥도〉의 사의寫意 · 33
회화와 증언贈言 · 49
목동의 시를 그림으로 · 59
제화의 미학 · 69
글자의 반란 · 100
서화의 운명 · 112

제2부 초상화와 시문
국보 송시열 반신초상화의 불편한 사실 · 129
고려 말 조선 초의 초상과 찬贊 · 137
초상화와 자찬 · 154
초상화 제작과 국왕의 개입 · 162
동갑내기들의 초상화첩 · 172
초상화를 대신한 송계도 · 182

제3부 시의도와 문의도
붉은 도포의 노인 · 197
김홍도의 시의도 · 205
주희와 육유 그리고 김홍도 · 232
강세황의 김홍도 그림 평어 · 249
화폭에 담은 우정 · 266
가을 소리의 그림 · 277
‘벽오청서’ 시비 · 290
명대 화인과 문인 시문의 차용 · 301

제4부 그림과 글씨의 변주
조선 유일의 역사기록화 · 311
대작에는 대체 무슨 글이 · 339
역사인물화의 풍간 · 358
부채의 그림과 글씨 · 369
호랑이의 이중성 · 378
조개와 새우 · 390
〈곡운구곡도〉와 김수증 그리고 정약용 · 404

제5부 기묘한 그림 이야기
일본 오산 산수도에 남은 조선 사신의 시 · 425
나는 나의 집을 사랑한다 · 440
신화의 상상 · 451
눈 속에 피어난 파초 · 465
박지원의 기묘한 그림 이야기 · 477

참고문헌 · 496
그림목록 · 509
찾아보기 ·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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