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페미니즘 인물, 역사, 철학, 명작
이 책은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왕립학술원 장학생으로 2000년 아펠레스메스트레스 상을 수상한 작가 안토니아 산톨라야의 일러스트와 함께 인물, 철학, 명작을 중심으로 300여 년에 걸친 서구 페미니즘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다. 근대 이전 선구자들의 역사를 도입부로 하여, 프랑스혁명 등을 포함하는 18~19세기의 ‘제1의 물결’, 서프러제트 등의 참정권 운동 투쟁과 보통선거권의 쟁취, 인종차별 철폐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노동운동과 결합한 여성 운동, 젠더와 남성중심주의에 대한 자각과 여성의 종속 문제를 제기한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제2의 물결’, 자유주의부터 신좌익, 래디컬 등의 다양한 사조의 여성운동이 더욱 본격화되는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의 ‘제3의 물결’을 다룬다.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세상의 절반을 억압하는 권력과 체제를 비판하고 새로운 사회구조와 문화를 모색해왔던 페미니즘이 현재의 ‘제4세대’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고민했고 쟁취해왔으며 어떤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계승하여 발전시켰는지 친절하게 해설했다.
더 정의롭고, 더 인도적이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교양
페미니즘은 마치 마법의 단어처럼 누군가의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 명칭에서부터 이토록 심한 논쟁에 시달렸던 이론과 운동은 정말로 흔치 않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민주주의, 경제 발전, 사회복지와 같은 기존의 관념에 여성의 자리를 온전히 확보함으로써 그 의미를 실질적으로 실현하도록 한다. 마치 기성 이념의 그림자를 비추는 손전등과 같은 페미니즘의 역할은, 단단히 연대한 페미니스트들이 목소리를 높일 때 더 정의롭고, 더 인도적이며, 더 나은 세상이 올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의 공통적인 기초를 공부하고 교양을 쌓아나가는 것은, 더욱 나은 자신의 삶과 우리의 세상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출발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 특히 초보자들에게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입구를 안내한다.
인간의 활동 모든 곳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페미니즘’
지금 한국 또는 세계에서 두드러지는 모습 중 하나는 넓은 의미로 페미니즘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하건 하지 않건, 각자의 직장과 가정과 공적인 일들과 우정과 사랑 속에서 자기 자신의 독립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매일 살아나가는 여성들이 보여준 페미니즘을 이 책은 긍정하고 있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여성들 속에 깊숙이 스며든 태도 그 자체가 페미니즘이라는 말이다. 이는 더욱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인간의 활동 모든 곳에서 과거보다 더 ‘페미니즘적인’ 양상이 실현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며, 이에 맞서는 것은 결국 퇴행에 불과할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어제의 “너무해”는 내일의 “당연해”가 되는 것이 진보이며, 페미니즘은 현재 그 경로 위에 서 있다. 앞으로 실현될 수밖에 없는 미래를 두려워하며 퇴보하기보다는, 초보자임을 인정하고 역사와 철학을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이 자신에게도 득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페미니즘을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면서 동시에 이 세상을 살아나가야 할 모든 이들에게 권해야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