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뿌리 속에 인생의 참맛이 깃들어 있다!”
짧은 한 마디로 전하는 통찰과 지혜!
저자 홍응명은 중국 명나라 시대의 인물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곤궁한 삶을 살던 그가 ≪채근담≫을 저술하여 친구인 우공겸에게 제사(題詞), 즉 추천 서문을 받아 책을 출간했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알려져 있다.
‘채근담(菜根譚)’이라는 제목은 송나라의 학자 왕신민이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菜根)를 캐 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가히 이룰 수 있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남송의 학자, 주자(朱子)가 쓴 ≪소학≫의 주(註)에도 채근이 언급되어 있다.
‘나물 뿌리처럼 변변치 않고 거친 음식도 달게 여기며 사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어떤 일이라도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뜻을 지닌 이 말은 ≪채근담≫에서 전하고자 하는 생각을 함축하고 있다.
거칠지만 씹을수록 향기로운 맛이 나는 나물 뿌리처럼 《채근담》은 읽을수록 더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나온다. 부와 명예만을 쫓는 혼란한 세상살이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마음을 수양함으로써 인생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참다운 지혜를 제시한다. 손닿는 곳에 두고 틈나는 대로 읽는다면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 인생의 매순간마다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깨달음을 전해준다.
만해 한용운의 사상과 철학이 느껴지는 최고의 한글 번역본
《채근담》은 유교, 불교, 도교 등 중국의 고대 사상가들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격언들을 한데 모아 엮은 어록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처음 한글로 번역해 출판한 사람은 《님의 침묵》으로 잘 알려진 만해 한용운 선생이다. 한용운 선생은 일제치하의 어려운 시기에 우리 민중에게 깨달음을 주고자 이 책을 편찬한 것으로 보인다. 한용운 선생의 해설 곳곳에서 우리는 선생의 사상과 철학,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승려이지만 일제치하에서는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며 옛 성현들의 가르침대로 꿋꿋하게 삶을 이어온 그의 명징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원문의 참뜻을 충실히 살린 현대어 풀이와 충실한 부록
단문으로 된 217개의 경구가 담겨 있는 이 책은 수성, 응수, 평의, 한적, 개론의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장들은 비유와 은유, 상반된 어구로 절묘한 대구를 이루고 있어 그 표현과 기교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특히 한자로 된 원문을 그대로 실어 각 구의 운을 맞춘 문장들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한문 공부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으며, 만해 한용운의 해설 역시 최대한 원문에 가깝게 수록하여 본뜻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부록에서는 《채근담》에 얽힌 이야기들과 사상적 배경이 된 유교와 불교, 도교에 대해 살펴보고, 역해자인 만해 한용운의 생애와 작품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