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사회 담론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시대,
이제는 과학자도 글을 써야 한다!
이공계 전공자, 자연과학 분야 종사자라고 해서 글쓰기와 담을 쌓던 시대는 지났다. 시민과 과학자가 행복하게 만나는 세상을 위해, 처음 시작하는 과학 글쓰기 가이드북.
과학 전성시대, 과학자의 역할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활을 엄청나게 바꾸어왔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지만, 특히 지난 세기를 거치며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인터넷과 SNS, 가정용 전자기기에 적용된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학기술이 이루어낸 각종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살아간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수많은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더 큰 변화 앞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과학의 중요성을 한층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일까? 과학을 일부 엘리트나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기고 막연히 어렵게만 느꼈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많은 이들이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 일상적인 대화에 과학과 관련된 주제들이 종종 등장하는가 하면, 대중적인 과학 교양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경향도 뚜렷하다. 이제는 기본적인 과학지식을 모르고는 우리를 둘러싼 급변하는 세상에 대해 알기 어렵고, 빠른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과학과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해왔지만, 일반 대중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에 전에 없이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을 ‘과학 전성시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와 각종 단체 등도 과학 대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이에 따라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물학 등 과학적 주제를 다루는 강연이나 토크 콘서트 등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각종 TV 프로그램에 과학자들이 패널로 등장하는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SF 영화인 〈인터스텔라〉의 흥행도 떠오른다. 어려운 과학이 대중과 점차 가까워지는 시대이자 과학자들의 다양한 역할이 점점 더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학자의 글쓰기,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
교양 과학과 과학 지식에 대한 욕구와 요구가 점점 커지고, 유명 외국 저자들의 저서가 번역 출판되고 있지만, 국내 저자들이 우리 상황에 맞게 직접 쓴 국내 저서는 아직도 매우 부족하다. 이는 각 분야에서 훌륭한 과학자는 많지만 글로 자기의 생각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과학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글 쓰는 과학자가 부족하고, 우리 사회는 글 쓰는 과학자를 찾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과학자의 글쓰기》에서 저자 최병관은 그동안 이공계 전공 학생이나 연구자, 과학자 등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은 자기 분야의 연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글쓰기를 멀리해왔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글쓰기에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대중에게 그 의미를 잘 전달하는 것도 지식인으로서 중요한 책임이기 때문이다. 과학 글쓰기는 과학자로서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자, 과학자로서의 사회적 책무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논문 등의 학술적 글쓰기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급변하는 과학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대중적 글쓰기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근무하며 가까이에서 과학자들의 고충과 고민을 접해온 저자는 IT/과학 전문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과학 글쓰기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중심사회로 더욱 발전하는 데 있어 과학 글쓰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글 쓰는 과학자가 성공한다
저자의 오랜 문제의식과 글쓰기 핵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은 과학자나 이공계 학생들은 물론 과학기술계에 종사하거나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사람들의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과학문화가 더욱 확산되고, 많은 이들이 과학을 공부하며 과학적 태도가 자리 잡고, 과학자와 일반인 사이의 소통이 늘어나며 더 많은 과학자들이 글쓰기에 나서게 된다면, 이는 우리 과학문화를 더욱 탄탄하고 두텁게 만드는 기둥이자 힘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