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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한국 교회

혐오와 한국 교회

  • 권지성
  • |
  • 삼인
  • |
  • 2020-06-25 출간
  • |
  • 312페이지
  • |
  • 152 X 225 mm
  • |
  • ISBN 978896436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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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증오의 신학, 그 시작

역사를 더듬어보면 증오 또는 혐오는 역설적이게도 한국 개신교를 성장시킨 동력이었다. 누군가를 악이나 이단으로 낙인찍고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증오의 신학’(이 책에 실린 「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에서 김진호 목사의 표현)은 1945년의 해방 이후부터 한국 개신교 신앙의 바탕에 있었다. 해방 직후 형성되어 한국전쟁을 거치며 확고히 자리 잡은 증오의 대상은 물론 북한, 그리고 공산주의였다. 김진호 목사의 글은 그 증오가 불러낸 4.3 사건이 오늘에 이르도록 한국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삶을 규정짓고 있는 질서의 기원을 이룬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증오와 폭력이 구조화되고 폭력이 엉뚱한 상대에게 와전, 전가되며, 그래서 모두를 희생자이자 가해자로 만드는 사회 체제를 이루어낸 ‘초석적 사건’이 제주의 4.3사건이다. 이는 개신교에도 그러한데, 서북청년단으로 대표되는, 월남한 개신교인들이 그 사건에 적극적인 가해자로 가담함으로써 이후 한국 교회의 원형적 틀을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최종원 교수의 「한국 기독교: 시민 종교와 정치 종교 사이에서」는 저 초석적 사건 이후 교회와 국가가 반공, 반북이라는 지상명제를 떠받들고 공조해온 장구한 역사를 되살펴보는 글이다. 주류 개신교 교회는 그 자신이 감리교인이었던 이승만을 아낌없이 지지했고, 박정희, 전두환의 쿠데타도 다수 개신교 지도자들에게는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국가가 주도한 산업화의 흐름에 적극 순응하여 일부 개신교 교회들은 가히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그 성장은 국가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정치 종교로의 변질이라는 호되게 비싼 대가를 치른 결과였다.

새로운 혐오 대상들의 등장

반공, 반북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한국 개신교회의 이념적 슬로건이다. 그러나 민주화의 진척 이후 교회가 증오 또는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은 상대의 종류는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도드라진 혐오의 대상은 성소수자들이다. 김남호 교수의 「혐오의 논리와 일인칭 시점: 동일성 지향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개신교인들의 동성애 또는 ‘동일성(same-sex) 지향’에 대한 혐오가 바탕에 두고 있는 성경에 대한 문자주의적 해석, 윤리적 절대주의와 주관주의가 실은 철학적?실제적 근거가 박약함을 논증한 글이다. 필자는 동일성 지향을 가진 이들을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앞서, 타인을 나와 마찬가지의 욕구와 유일무이한 1인칭 시점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라고 권고한다. 민김종훈/자캐오 신부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의 반대편에서 만나는 낯선 하느님」은 한국의 상당수 목회자들과 교회 관련 매체가 성소수자들에 관해 자행하는 ‘허위 사실 유포’의 구체적 사례들을 들면서 ‘사실’에 기반한 성소수자 이해의 필요를 주장한다. 더 나아가, 오히려 우리가 성소수자의 관점에 설 때 성서와 교회와 사회를 새롭게 해석하고 변혁할 ‘축복’이 주어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이 책 ?혐오와 한국 교회?에는 그와 비슷한 시각에서 촘촘하고 새로운 성경 읽기를 통해 혐오에 맞설 논리를 모색하는 두 편의 글이 실려 있다. 권지성 교수의 「내 양 떼를 지키는 개 중에도 둘 만하지 못한 자들」은 구약성경의 「욥기」를 다시 읽는다. 장애인들과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공정한 판관 역할을 했으나 사회에서 버림받은 자들로부터 모욕을 당한 뒤에는 그들을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존재로 여기며 공감과 긍휼을 갖지 못하는 욥의 모습에서 오늘날 이주 노동자, 무슬림, 난민, 성소수자 등을 교회의 적으로 치부하고 혐오를 조장하기에 바쁜 개신교인들이 반성과 쇄신의 계기를 찾을 것을 촉구한다. 신숙구 교수의 「혐오의 장소에서 만난 뜻밖의 환대」는 「요한복음」 4장의 사마리아 여인 이야기를 다시 독해한다. 뒷공론의 대상이기에 알맞았던 그 여인을 아무 편견 없이 대했을 뿐더러 혐오와 차별의 대상인 사마리아 땅에서 사마리아인들과 함께 이틀을 머문 예수의 배려와 사랑을 따라 기독교인들이 타인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떨치고 낮은 자리로 나아가서 작은 예수가 되라고 권유한다.

교회의 실패, 교회의 가능성

이 책의 글 세 편은 한국 교회 일각에서 실천적?제도적 관행의 차원에서 혐오를 생산하며 정작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하거나 어기거나 배반해온 내력을 돌이켜보게 한다.
이욱종 박사의 「무엇을 위한 낙태 반대 운동인가?」는 민주화 이후 일부 개신교인들이 낙태를 배경과 상황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단죄하고 배격하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여온 역사를 되새긴다. 필자는 그 운동이 실제 낙태율을(개신교인들의 낙태율마저) 낮추는 데 기여하지 못했고 오히려 운동 주체들의 사회적?정치적 필요에 이용당해온 측면이 두드러진다는 것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김홍덕 연구소장의 「교회 안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는 교회 안에서 일상적으로, 또 무심코 저질러져온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아프게 일깨워준다. 장애인을 성찬, 신앙고백 같은 의식에서 배제하거나 일방적인 동정과 수혜의 대상으로 밀어넣고도 그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개신교인들의 습속과 관행에 철저한 혁신이 있어야 함을 알게 한다.
오제홍 연구자의 「학력ㆍ학벌주의와 한국 교회」는 교회가 한국 사회 특유의 학력?학벌주의를 그대로 복제해 교회 안에 위계질서와 계급적 차별을 도입한 데 주목한다. 필자는 영국 성공회의 사례를 참고하여 교회 안에서 학력과 학벌에 따른 특별한 보상을 받지 못하도록 해야 교회가 하나님 앞에 모두가 평등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렇게, 혐오가 만연한 현실을 말하는 가운데 교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는 작업은 다른 두 편의 글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김승환 연구원의 「혐오와 차별의 공간, 그리고 예수」는 출신 지역, 살아가는 공간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오늘의 도시적 삶에서 교회가 낯선 사람들이 서로를 환대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제3의 공간, 대안적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설득한다. 그때 교회는 “평화를 세워가는 증인”이자 “도시의 풍성한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선한 삶을 안내”하는 공동체가 된다.
한동희 선교사의 「아랍 난민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자세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포용과 환대로」는 2018년 예멘 난민들이 한국에 왔을 때를 비롯해서 개신교인들이 이슬람계 난민들을 향해 드러내는 적대적 반응을 떠올린다. 이어 국제적 개신교 연합조직인 ‘로잔운동’과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발표한 난민들에 관한 신학 선언을 참조하고 각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실제로 아랍 난민들을 끌어안고 보살펴온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의 교회가 떠맡을 생명 사랑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여성의 이름으로

백소영 교수의 「‘맘충’ 혐오의 후기-근대적 의미」, 조민아 교수의 「어머니의 죽음, 어머니의 부활 -세월호 혐오 정서와 기독교의 자기 혐오, 그리고 비체非體/卑體」는 여성을 초점에 두고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혐오 및 차별을 이야기하는 글들이다.
백소영 교수가 관심을 두는 것은 근래 한국 사회에서 폭발하고 있는 ‘분노의 집단화’ 현상이다. 곧, 젊은 남성들이 남성의 특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또래 여성들에 대한 분노와 혐오를 표출하고, 그 여성들은 또래 남성들에게 “가부장제가 부여한 생계 노동의 우선적 책임성을 기대하면서도 가부장제적 남성 특권은 내려놓으라는 이중적 잣대”를 사용하여 혐오를 되돌려주는 한편 전업 주부를 선택한 여성들을 혐오하며, ‘맘충’이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전업 주부 또는 ‘전문 엄마’들은 자식의 성취와 자기 존재의 의미 확장을 위해 자녀를 몰아세우고, 이것은 다시 ‘전문 엄마’들에 대한 자녀들의 수동적 거부와 저항을 불러오는, 분노와 혐오의 중층?연쇄?순환 구조가 이 글의 분석 대상이다. 필자는 이들이 서로를 향해 혐오를 발산할 것이 아니라, 안정성과 지위 상실을 특징으로 갖는 후기-근대적 상황에서 ‘고용 상태의 유연성’을 내걸고 비인간적 노동 환경을 정당화해온 사람들을 향해 “묻고 따지고 대드는” 일에 협력하는 가운데 분노의 집단화 현상을 넘어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민아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6년 동안 개신교 교회에서 참사의 피해자들을 혐오하고 공격해온 과정을 돌이켜보고 무엇이 이들의 혐오를 추동했는지, 그 철학적?정신분석학적 연원을 추적한다. 필자에 따르면 그들의 혐오 기저에 있는 것은 가난과 실패, 육체의 유한성’에 대한 불안과 공포다. “세월호 참사는 기독교 우파의 오래된 불안과 공포를 소환하여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며, 그들은 스스로에 대한 혐오를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투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개신교 일각의 집요한 혐오는 “돈이 곧 축복이며 성공이 은총인” 줄로만 알면서 견고한 신학과 영성의 확보라는 소임은 내던져두었다가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한국 보수 개신교의 “처절한 가난”을 보여줄 뿐이다. 조 교수가 보기에 그 가난을 이겨내는 길은 배제하고 유기하고 싶은 자신의 수치스러운 일부, 즉 세월호라는 비체非體/卑體(abject)를 인정하고 감싸 안는 것이고, 이를 통해 자기 혐오와 타자 혐오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것이 어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보수 개신교의 혐오에만 해당하는 방책일까.


목차


책머리에 17

Ⅰ 철학적ㆍ신학적 시각
ㆍ혐오의 논리와 일인칭 시점: 동일성 지향을 바라보는 시선들 김남호
ㆍ내 양 떼를 지키는 개 중에도 둘 만하지 못한 자들 권지성
ㆍ혐오의 장소에서 만난 뜻밖의 환대 신숙구

Ⅱ 역사적ㆍ문화적 시각
ㆍ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김진호
ㆍ한국 기독교: 시민 종교와 정치 종교 사이에서 최종원
ㆍ혐오와 한국 교회, 그리고 근본주의 배덕만
ㆍ무엇을 위한 낙태 반대 운동인가? 이욱종

Ⅲ 실천적 시각
ㆍ학력ㆍ학벌주의와 한국 교회 오제홍
ㆍ혐오와 차별의 공간, 그리고 예수 김승환
ㆍ‘맘충’ 혐오의 후기-근대적 의미 백소영
ㆍ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의 반대편에서 만나는 낯선 하느님 민김종훈/자캐오
ㆍ아랍 난민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자세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포용과 환대로 한동희
ㆍ교회 안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 김홍덕
ㆍ어머니의 죽음, 어머니의 부활
-세월호 혐오 정서와 기독교의 자기 혐오, 그리고 비체非體/卑體 조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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