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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크 시선

블로크 시선

  • 알렉산드르블로크
  • |
  • 지식을만드는지식
  • |
  • 2020-04-28 출간
  • |
  • 236페이지
  • |
  • 124 X 188 mm
  • |
  • ISBN 979112885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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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블로크는 서정시가 지닌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힘에 있어 가장 위대한 20세기 초 러시아의 시인이다. 20세기 러시아의 또 다른 민족 시인인 안나 아흐마토바(Анна Ахматова)는 ‘시대의 비극적 테너’라는 말로 시대의 표상으로서 블로크가 지닌 의의를 갈파했다. 아흐마토바의 말을 빌리자면, “블로크는 비단 20세기 첫 사반세기의 위대한 시인일 뿐 아니라, 시대적 인간, 가장 선명한 시대의 대변자다”. 블로크의 시적 체험이 지닌 진정성과 날카로움은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며 20세기 러시아 시와 러시아인의 삶에 폭넓은 문학적·정신적 반향을 낳았다. 그의 시는 러시아 예술을 관류해 온 시민적 애국정신과 윤리적 절대주의의 생생한 증거다.

블로크는 자신의 생의 의미를 항상 ‘길’의 형상 속에서 모색했다. 그에게 창작은 시인이자 한 인간으로서 그가 걸어온 길의 반영이다. 바로 그래서 그는 상이한 시기에 쓴 시와 서사시들을 독자적인 정신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독립적인 작품들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에게 그의 모든 작품은 단일한 예술적 총체였다. 이와 같은 시인의 예술적 이상의 구현이 그가 자신의 시 전체에 부여한 큰 문맥이자 주제인 ‘강림의 3부작(трилогия вочеловечения)’이다. 개별적인 시들은 저마다 장(사이클)의 형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여러 장들이 모여 책을 이룬다. 각 권은 3부작의 부분이다. 3부작 전체를 나는 ‘시 소설(роман в стихах)’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시 소설’은 시인의 운명의 이정표들이 투영된 독특한 서정적 일기다.

이 책은 블로크의 예술적 이상과 시학의 면모를 충실히 드러내며, 그의 ‘길의 신화’의 전모를 온전히 구현한 최초의 번역이다. 옮긴이는 2권과 3권의 두 편의 서사시 및 장시 사이클 <자유로운 생각>을 제외한 ‘3부작’의 총 762편에 이르는 방대한 시적 유산을 대상으로 상기 사이클 이외의 모든 사이클을 망라해서 각 사이클의 시적 사색과 정념의 핵심을 구현하고 있는 시들을 번역하고자 선별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 결실이 여기에 소개되는 73편의 서정시다. 이 책은 변혁의 시대 러시아의 비극적 테너의 목소리를 소개한다. 옮긴이는 이 책을 통해 변혁의 시대의 삶의 모순적이고 다층적인 정신적·정서적 체험과, 이에 수반되는 환멸과 절망의 체험에도 불구하고 이상을 향한 길을 부단히 걸어가는 시대적 인간의 정신적 삶의 역사를 응축해서 전달하고자 했다. 독자들은 블로크의 시가 구현하는 러시아 영혼의 웅대한 기상과, 정신적 절대주의가 지닌 위험한 매혹과, 시인의 치열한 정신적 삶과 직접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제1부
빛이 있기 전
아름다운 여인에 관한 시
기로

제2부
대지의 기포
여러 시
도시
눈 가면
파이나

제3부
무서운 세상
보복
얌비
이탈리아 시
여러 시
하프와 바이올린
카르멘
조국
바람은 무엇을 노래하는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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