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40년 전 현장에서 5·18을 경험한 저자의 ‘파레시아’이다. 통일부에서 분단·전쟁을 거울로 삼아 평화·통일 업무를 수행했던 사람의 8·15와 6·25의 역사 재해석이다. 공직에 있을 때는 말할 수 없었던 숨겨진 역사적 사실들을 이제 용기를 내어 진실들을 말한 것이다. 작가라는 신분과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 이 작업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8·15분단과 6·25전쟁 등 우리민족의 고통과 좌절은 강대국들의 농단에 의한 것이다.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던 우리는 역사도 스스로 쓸 수 없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역사를 스스로 개척하고 쓸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 관련 역사의 비밀들도 거의 다 드러났다. 무엇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되었다.” - 머리말 中 -
“우리사회의 고질인 분열과 사대의존은 주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전쟁이 낳은 병폐이다. 거짓·왜곡으로 얼룩진 역사를 거울로 삼아 온 그동안의 평화·통일 노력이 결실을 맺을 리가 없었다. 분단의 역사에서도 진실이 상식이고, 아는 게 힘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본문 내용 中 -
나아가 저자는 “지금도 한반도에는 8·15와 6·25, 5·18의 기원을 이룬 요인들이 그대로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 강대국들이 써주는 역사를 살아야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전쟁 걱정 없이 평화롭게 잘 사는 한반도가 국익이자 비전이라고 말한다. 이를 수호하고 실현하는 길은 우리 고유의 지정학적 길(Korexit)을 모색하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이 책은 기존의 한반도 문제 관련 역사책과 다르다. 당위적인 위선의 탈을 과감하게 벗어 던졌다. 8·15 해방·광복은 일본의 항복과 함께 주어졌고, 38선은 미국이 소련의 팽창과 전 한반도의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해 그은 선이었으며, 6·25는 소련과 중국·북한이 공모한 김일성의 대남 적화통일전쟁이라는 우리사회의 일반상식을 뒤엎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8.15와 6.25 관련 정보자료들을 종합·정리해 그동안 의문이나 미스터리였던 진상들을 밝혀낸 것이다. 얄타밀약과 38선 획정, 소련의 6.25 대전략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이 파격인 것은 전두환 신군부의 ‘5·18 사전 기획설’을 필자의 현장 경험과 각종 증언·증거들을 바탕삼아 본격 정리한 국내 최초의 글이라는 점이다.
이 책의 도전과 진실에 고개를 돌리는 분들, 직언직설이 불편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감 없는 용기는 만용일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처음과 끝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치우침 없이,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누가, 왜? 남북 분단과 전쟁, 5.18을 저질렀는지 논증하고 있다. 고위공무원 출신으로서 신중함과 절제가 있는 표현, 오랜 경험과 남다른 학습·열정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과감한 도전이 도발로 보이지 않는 이유들이다.
지난 시기 금기시된 8·15와 6·25, 5·18의 본질과 실체를 파헤쳐 그 역사를 다시 쓴 이 책은 한국 현대사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금년 초에 출범한 ‘5·18진상조사위’활동에 기여할 줄 믿는다. 잘못된 과거를 성찰하고 공유할 때 우리사회는 보다 밝은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참된 역사는 국민들이 비판적 안목을 가지고 사건과 현상들을 성찰할 수 있게 한다. 정치선전과 왜곡의 이면을 보고, 사실과 잘못된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만든다. 우리국민들이 고통과 좌절의 역사를 반성하고 경계한다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 본문 내용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