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왕자 벤허가 나사렛 예수를 만나기까지!
인류의 심장에 파고드는 배신, 복수, 용서, 구원의 대서사시 《벤허》
☆ 역대 아카데미상 최다수상작 <벤허>의 원작 소설 완역본 ☆
우레와 같은 함성, 흙먼지를 뚫고 질주하는 경주마들, 튀어 오르는 전차 바퀴와 나뒹구는 기수, 콜로세움을 꽉 채운 열기…… 이토록 강렬한 전차경주 장면으로 기억되는 동명 영화(195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원작, 루 월리스의 소설 《벤허》(1880년)다. ‘그리스도 이야기’라는 야심만만한 부제에서 엿보이듯, 유대왕자 벤허가 가문을 몰락시킨 옛친구 로마장군 메살라에게 펼치는 복수극을, 예수의 탄생과 죽음(기독교 탄생)과 교차시켜 개인의 복수를 전 인류의 구원까지 확장시키는 스펙터클한 이야기다.
앞서 소개한 전차경주 장면 외에도 세계 최대 무역도시 예루살렘과 오아시스 도시 안디옥, 로마제국 해군함대와 지중해 무역상들, 사막 카라반과 노예와 검투사, 조로아스터교도와 사마리아인과 동방박사 등 화려하고 독특한 배경들이 생생하게 묘사된 점이 《벤허》만의 장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오늘날과는 사뭇 다르게 역동적이고 활기찬 기원 전후의 중동으로 빨려들어가는 색다른 경험을 할 것이다.
‘인간에게 신은 무엇인가?’
2천년 전 벤허도, 오늘날 우리도 여전히 찾아헤매는 의문에 대한 과감한 탐구
소설작품으로서는 최초로 교황의 축성을 받은 대작
‘인간에게 과연 신은 어떤 존재인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소설 《벤허》가 140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회자되는 또다른 이유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이 묵직한 질문 때문이기도 하다. 벤허는 ‘선민의식’으로 무장한 유대인으로서,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배신자(로마인 메살라)에 대한 복수심을 자연스럽게 ‘유대민족을 짓밟은 로마민족’에 대한 복수로 확장시킨다. 그런데 하필이면 당대 로마민족은 지중해 전역을 지배하는 최강제국의 주인이고, 유대민족의 현실은 극심한 내분으로 작은 땅덩이마저 갈갈이 찢긴 지경이었다. 그러니 벤허는 ‘(유대민족 예언서에 따라 오실) 구원자는 저들을 모조리 때려눕혀줄 정복자일 것’이라고 기대했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나타나 온갖 조롱과 비난을 뒤집어쓰고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매달리며 ‘나는 영혼을 구원하리니, 너희는 저 너머의 왕국을 바라라’고 말한 자를 인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 그리스도가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깨닫고 무릎을 꿇는다.
벤허처럼 믿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독자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믿음의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심도 있는 종교 사상(그리스, 인도, 이집트, 페르시아 등) 및 예루살렘과 중동 지역의 복잡한 정세까지 과감하게 소개되기 때문에, 독자들 개개인이 함께 사색해 보도록 유도한다.
“복수가 신의 것이라니! 그 세월 내내 나는 복수를 꿈꿔 왔는데…….”
“이제 그가 왔으니, 그는 정복자 왕인가 영혼의 구원자인가?”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