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먼저 일방통행으로서의 말하기와 듣기, 양방통행으로서의 말하기와 듣기를 구분하면서 독자에게 각각의 특징과 방법을 안내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다른 생각을 가지도록 설득하고 가르치는 말하기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설득하는 기술의 대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살펴보게 되지요.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는 현대의 우리도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탁월한 기술로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전한다 해도 듣는 사람이 그 사람의 정신으로 파고들지 않으면 제대로 듣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저자의 체계적인 설명을 통해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는 법부터 듣고 필기하는 법까지 배우게 됩니다. 일방통행으로서의 말하고 듣는 법을 배웠다면 이제 양방통행, 즉 좋은 대화의 장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친 겁니다. 저자는 느슨한 수다부터 비교적 무거운 학술 논쟁이나 정치 토론까지, 모든 종류의 대화 나누는 법을 소개합니다. 이러한 대화에도 앞서 배운 듣는 법과 말하는 법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대화 나누는 데 필요한 고생을 감내하려는 용기, 감정을 조절하는 자제력, 다른 사람에게 마땅한 발언권을 주는 공정이 더해지면 비로소 좋은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듣는 법, 말하는 법』을 읽고 나면 우리는 아주 단순한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됩니다.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설득력 있게 말해야 함을,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것을요. 대화로 타인과 정신적 교류를 한다는 건 새로운 배움의 장으로 나아가는 일이란 것을요. 끊이지 않는 대화는 곧 끊이지 않는 배움이란 것을요. 배움을 위해, 성장을 위해, 앎의 세계로 건너가기 위해, 무엇보다 유익과 유쾌함을 위해 말하고 듣는, 듣고 말하는 대화의 장으로 진입하고 싶은 분께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