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유산
남한산성이 주는 복 함께 누리기
국내에서 가장 큰 산성이며 잘 보존되고 있는 성,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아와 성벽에 감탄하고 숲을 즐기는 성, 남한산성을 만들고 지켜 온 사람들 이야기를 엮은 《남한산성을 지킨 사람들》이 현북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백제 온조 대왕부터 현재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까지 남한산성을 만들거나 남한산성을 지켜 온 사람들. 그중에는 뛰어난 정치가, 학자도 있고, 훌륭한 장수도 있으며 나라와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는 스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름다운 여인도 있고, 신앙을 지키며 순교한 종교인, 노비였지만 남한산성 곳곳을 피땀으로 아로새긴 인물도 있습니다. 하나같이 남한산성에 온갖 정성을 들인 사람들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사람들의 노력이 남한산성을 세계 문화유산 반열에 오르게 했습니다. 짧고 굵게 엮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독자의 가슴에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남한산성을 만들고 지켜 온 사람들
하남 위례성에 백제를 세운 온조 대왕은 남한산에 올라와 ‘남단’을 쌓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문무대왕과 김유신은 남한산성을 쌓아 당나라를 물리치고 통일신라 시대를 열었습니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남한산성은 더욱 중요한 곳이 되었습니다. 인조 때는 대대적으로 석성을 쌓았으며, 숙종 때는 외성을 더 쌓아 성벽이 12킬로미터에 이르는 큰 성이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항일 의병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삼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를 거치는 동안 나라에 일이 생겼을 때 임시 수도로 기능할 수 있는 유일한 산성 도시를 만든 것입니다.
남한산성을 지켜 가는 사람들
석동균과 이영래가 앞장서서 만든 금림조합은 조합원 30명으로 시작했습니다.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을 모집하여 기금을 만들고, 그 기금으로 산을 감시하는 ‘산감’을 고용했는데, 산감은 산성리 주민 가운데 나무를 해다 팔아서 살아가는 사람이나 생업이 없는 극빈층 사람들을 고용했습니다. 산에는 나무를 살리고 마을에서는 가난한 이웃을 함께 살리는 이 일에 산성리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했습니다. 한편, 매월 모여서 남한산성을 걷고 학술 토론도 하며 남한산성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남사모는 사람들 마음에 남한산성을 꾹꾹 새겨 넣고 있습니다.
남한산성이 세계 문화유산에 오른 이유
남한산성은 성벽 백과사전이라 할 만합니다. 흙으로 쌓은 토성을 비롯해 여러 방식의 석성을 쌓아 왔기 때문입니다.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시대별 성 쌓기 기술이 남한산성 성벽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또한 화살, 총, 대포 등의 무기에 맞춰 성을 쌓은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성벽 위에 쌓는 시설물로 병사들이 직접 몸을 숨기고 성을 방어하는 곳인 여장(女墻)도 다양합니다. 모두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이렇듯 지워지지 않은 세월의 흔적들로 남한산성은 세계의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