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곧 예술이 되는 핸드폰 사진과 강렬한 시적 단상
‘우리 모두의 삶이 곧 예술’이라고 믿는 글마음조각가 김정배 작가의 핑거 포토 포엠(Finger Photo poem)이다. 어느 날,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바탕으로 ‘사진 젬병 잽(Jab)’이라는 100일간의 독립생활자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연재했던 프로젝트를 사진집으로 모아 펴냈다. 총 5부로 나눈 고요하고 정적인 105개의 사진에 ‘Jab’이라는 명칭을 부여해, 짧으면서도 강렬한 시적 단상을 덧붙였다.
저마다의 ‘하루’로 피어나는 다양한 일상의 풍경
삶의 모든 순간이 예술이라고 믿는 작가의 시선이 사진과 짧은 스냅샷 느낌의 글로 모인 만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물과 사람, 작가가 기억하고 포착해낸 다양한 일상의 풍경은 우리 모두에게 저마다의 ‘하루’로 피어난다. 그 풍경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독자적인 풍경을 자아내며 바로 ‘저만치’의 자리에서 때로는 외롭지만, 결코 쓸쓸하지 않은 문장과 대화를 우리에게 건넨다.
책에는 누구라도 어깨의 힘을 빼고 ‘잽’을 툭툭 날리다 보면, 익숙하고도 낯선 저마다의 시적 푼크툼(punctum)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작가의 고백이 담겨있다. 책 속에서 반복적으로 호명되는 ‘잽’은 작가의 자아이면서 동시에 세상의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작가의 시선과 손끝을 통해 전달되는 한 장, 한 장의 풍경과 호명 속에 나와 당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이유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