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및 고대 과학기술의
문명사적 의의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하다
이 책은 한국 과학문명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도구와 기술의 혁신 및 변화 그리고 발전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역사적으로 드러나는 기술과 도구의 변화 발전은 단순히 인간 지능의 진보의 산물이거나 더 효율적이고 더 좋은 것으로의 단선적이고 일방향적인 발전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하는 매우 복잡한 사회적 행위의 산물이다. 따라서 기술과 도구의 변화 과정은 사회적 변화라는 보다 커다란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기술과 도구의 발달은 인간의 노력에 의해 가능하며, 인간의 창의성이 발현되는 장이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 일단 등장하거나 완성된 기술과 도구는 일종의 에이전시로서 인간 행위와 사회를 특징짓거나 조건을 짓기도 한다. 이는 마치 인간이 동물과 식물을 길들였으나 그렇게 길들여진 동물과 식물이 인간을 길들이거나 인간의 행위를 조건 짓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인간이 기술과 도구의 발전을 통해 문명을 만들고 변화 발전시켜왔듯이, 역으로 기술과 도구의 발전이 어떻게 인간으로 하여금 문명을 만들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매개하거나 조건 지었는지를 통찰한다. 기술과 도구 그리고 과학이 인간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되는 수동적인 존재, 혹은 인간을 일방적으로 지배.종속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대등한 관계에서 그 나름의 역할을 하는 능동적인 존재임을 파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