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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뒤에 남는 것들

처벌 뒤에 남는 것들

  • 임수희
  • |
  • 오월의봄
  • |
  • 2019-12-20 출간
  • |
  • 280페이지
  • |
  • 140 X 210 X 25 mm / 362g
  • |
  • ISBN 979119042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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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처벌을 넘어선 정의를 찾아가는 여정

이 책의 저자는 판사다. 추상적인 법 이론을 다루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실제의 사람들이 얽혀 일어나는 일들을 마주하며 법적 판결을 내리는 실무자다. 이 책의 저자인 임수희 판사는 판사로 재직하며 수많은 사건과 사람들을 법정에서 마주하며, 재판절차가 단지 시시비비의 판단만을 할 뿐 사람들의 삶에는 청사진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고민해왔다. 그러던 와중 회복적 사법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우리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의 삶과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사법이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다.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 RJ)이란 범죄자 처벌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형사사법체계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범죄로 인한 피해의 실질적 회복과 진정한 책임을 기초로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피고인과 피해자 등 이해관계자가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그로써 지역공동체의 평화 또한 추구하고자 하는 패러다임이다.) 그러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던 당시 우연히 형사사법에 회복적 사법을 적용하는 법원의 시범실시 사업을 담당하게 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공감적 대화를 통한 이해, 사과, 치유, 진정한 책임과 용서, 피해회복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목도했다.
그는 재판실무의 경험과 직접 진행했던 형사재판 회복적 사법 시범실시사업을 통해 “응보사법과 회복적 사법은 수레의 양축처럼 양자가 모두 있어야 하고, 각각 단단히 서야 다른 하나도 단단히 설 수 있으며 형사사법이라는 수레를 제 기능대로 굴러가게 할 수 있다고 보게 되었”(247~248쪽)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아직 우리의 사법절차에 제도화되어 있지 않은 회복적 사법의 이야기를 조단조단 풀어놓으며 우리를 회복적 사법의 여정으로 초대한다.
이 책은 형사사법의 한계로부터 출발해, 회복적 사법의 핵심인 ‘대화’와 그 대화가 펼쳐지는 회복적 사법의 장(場)들을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형사사법절차를 따라 경찰, 검찰, 법원 각 단계의 회복적 사법에 관한 현안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응보사법으로 다시 돌아와, 그것이 여전히 어떻게 중요한지, 그리고 회복적 사법과 응보사법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해보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피해자의 자리와 목소리

저자는 이 회복적 사법의 여정 속에서 피해자의 자리와 목소리를 중요하게 짚는다. 헌법상 피해자도 재판에서 진술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권리가 있지만, 범죄 가해자의 처벌에 집중하는 한국의 형사사법절차는 피해자가 수동적, 객체적 지위에 머물 수밖에 없도록 세팅되어 있다. 현재 우리 형사절차 속에서 범죄사건의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는 ‘참고인’, 재판단계에서는 ‘증인’이 된다. 범죄피해의 당사자이지만 피해자는 범죄 수사나 공판에서 주체적 지위로 나설 수 없고, 범죄자와 국가 사이의 대립구도 속에서 증인 혹은 참고인이라는 증거방법에 불과한 지위에 놓이는 것이다.

“즉,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유죄 입증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위주로 신문되고, 그 외에는 설령 피해자가 하고 싶은 말이라 하더라도 부수적이거나 무용한 것으로 취급되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반대신문할 기회를 주게 되지요. 반대신문으로 피해자의 진술을 탄핵해서 그 신빙성을 흔들어놓음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팅하에서 피해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충분히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60쪽)

그런데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직접 말하는 것은 피해자의 상처와 고통이 치유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피해자 자신이 자기 입을 열어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한다는 것’. 이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복합적 의미를 가지는데,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피해자 자신이 그 내부에서 피해로부터 해방되며 피해의 치유가 일어납니다. 즉, 피해자 자신이 내적으로 피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럼으로써 그 상처와 고통이 치유되는 큰 의미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57쪽)

게다가 형사절차 속에서 범죄피해자 입장에서는 범죄로 인해 피해는 자신이 입었는데, 막상 가해자가 피해자가 아닌 판사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국가가 나서서 범죄 가해자를 단죄하는 것은 사적 복수를 금지해 사회의 질서와 평화를 이루는 일이다. 그리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적 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범죄 가해자의 행위를 확정하고 책임원칙에 입각해 처결을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인류사회의 진전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범죄피해를 입은 당사자임에도 부수적이고 보조적인 지위에 머물게 된다. 또한 국가가 전면에 나서서 범죄 가해자를 상대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범죄자가 불필요한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적법절차를 지키고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해지는데, 이때 피해자의 회복과 구제는 또다시 2차적 문제가 된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고, 범죄피해자의 깊이 있는 피해의 회복이 중요한데도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저자는 재판이라는 절차가 결국 어떤 말을 어떻게 하더라도 피고인을 처벌할 것인가, 중하게 처벌할 것인가, 약하게 처벌할 것인가라는 결론 외에는 도달점이 없기 때문이 아닐지 묻는다. 그리고 이어 피해자가 주체적인 지위로 존중받을 수 있는 회복적 사법에 기반한 절차가 주어질 때 이 절차 속에서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피해가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혹시라도 우리가 재판의 목적과 기능을 달리 설정하여, 피해자가 ‘말하는’ 것을 단지 피고인에 대한 처벌 유무 및 형의 양정의 자료로 삼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말하는 자체로써 그의 상처를 치유할 기회가 되게 할 수는 없을까요. 피고인 역시 피해자의 말을 탄핵하거나 반대신문을 하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알기 위해 듣고 이를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공감할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피고인이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고 그에 공감하여 피해를 회복시키고 자발적 책임으로 나아가게 하는 새로운 공간으로써 재판절차를 열어갈 수는 없을까요.”(66쪽)

“응보가 야만이 아니고 용서가 도덕이 아니다”

저자는 나아가 회복적 사법이라는 패러다임이 범죄의 가해자에게도 진정한 반성의 기회를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이것이 사회통합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회복적 사법에 기반한 적절한 절차와 유능한 절차조력인 내지는 조정자가 제공된다면, 또한 그러한 기회를 통해 피해자와 대화하고 소통하게 되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저지른 짓이 피해자에게 끼친 실질적 해악과 영향을 더 잘 알게 되어 범죄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에게 우리 형사사법절차는 ‘방어권’의 보장이라는 이름하에 그중 일부만을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게 하고 그조차도 피해자를 향해서가 아니라 국가나 판사를 향해서만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피해자와 어떤 말을 하고 나눌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잘 떠올리지 못합니다. 특히 피해를 ‘갚을 수 없는’ 것이라고 느끼거나 저지른 짓이 입에 올리기조차 ‘끔찍한’ 어떤 것이어서 적절히 표현할 말을 찾을 수 없을 때 종종 피고인들은 그냥 입을 닫아버리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피고인들에게 적절한 절차와 유능한 절차조력인 내지 조정자가 제공된다면 어떨까요. 가해자에게 후회와 반성과 사과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어떨까요. 그러한 표현을 직접 피해자를 향해서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또는 방법이 주어진다면요.” (219~220쪽)

이러한 회복적 사법 절차를 통해 피고인에게 양형상의 이익을 제공하고, 그들을 좀 더 수월하게 사회 내로 재통합시켜 재범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실제로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에서 회복적 사법 절차를 피고인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이는 재범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피고인이 회복적 사법 프로세스를 통해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이해와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에게 벌어진 자기 행위의 결과를 좀 더 실질적으로 이해해서 피해를 회복할 방법을 찾아 형사처벌을 넘어서는 진정한 책임을 지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재범을 덜 저지르고 사회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222쪽)

저자는 현행의 응보사법과 회복적 사법이 대척점에 있지 않다고 본다. 수레의 양축으로 서로가 서로를 단단히 받쳐주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특히 회복적 사법의 도입이 기존의 응보사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양자가 각각의 굳건한 영역을 가지면서도 서로가 서로의 조건이 되거나 서로를 완성시킨다는 점을 중요하게 짚는다. 응보사법의 확립이야말로, 회복적 사법이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응보적 형사절차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조건이라면 피고인의 입장에서 응보적 형사책임을 회피할 우회적 수단을 모색할 것이고 실제로 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굳이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회복적 사법을 따라 더 나아간 책임을 직면하고 떠안을 아무런 이유가 없”(248쪽)기 때문이다. 또한 적법절차와 책임원칙이라는 응보사법의 핵심이 무너질 수 있는 불안정한 조건이라면 자칫 피고인의 인권침해 혹은 피해자가 국가도 지우지 못할 과도한 부담이나 처분을 피고인에게 강요하려 할 수도 있다.

“나아가 응보사법의 확립하에서 회복적 사법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종래의 형사책임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었던 수준에서 질적으로 더 나아간 책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 즉 금전적 배상 등은 물론 정서적, 관계적 회복 등을 포함한 실질적 피해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결국 이는 응보사법의 핵심인 ‘책임’을 더 높은 차원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249쪽)

저자는 “응보가 야만이 아니고 용서가 도덕이 아니라, 응보와 용서(회복) 양자 모두가 인간 사회 유지에 필요한 도구적 요소이자 더 많은 개인이 안전하게 살아남을 인간협력관계의 조건”(250쪽)이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응당한 처벌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진지한 책임을 지고, 실질적 피해회복이 이루어지며, 치유가 일어날 때 당사자들이 사법절차에 더 만족할 수 있고 이것이 나아가 사법신뢰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될 때 법이 더 건강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와 사회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목차


추천의 말 6
프롤로그 | 이야기의 시작 9

1부 회복적 사법이 소환되다 17
1장 | 형사재판,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19
2장 | 형사처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9
3장 | 형사사법체계에서 피해자의 자리 39
4장 | 피해의 회복과 피해자의 목소리 49
5장 | 피해자가 재판에서 말한다는 것 59

2부 회복적 사법이 만드는 대화의 광장 67
6장 | 회복의 마법이 일어나는 대화의 자리 69
7장 |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공동체 대화’ 76
8장 | 갈등을 선물로 바꾸어주는 ‘회복적 서클’ 83

3부 경찰과 회복적 사법 89
9장 | 경찰에서의 회복적 서클 ‘위드유’ 91
10장 | 경찰 단계의 회복적 사법, 필요할까요? 97
11장 | 경찰 단계의 회복적 사법, 왜 어려운가요? 103

4부 검찰과 회복적 사법 111
12장 | 범죄피해자의 보호와 형사조정 113
13장 | 검찰과 형사조정제도 120
14장 | 형사조정은 과연 회복적 사법의 친자가 될 수 있을까 126
15장 | 형사조정위원 사용설명서 133

5부 형사재판과 회복적 사법 141
16장 | 당사자의 의사(意思) vs. 당사자의 니즈(needs) 143
17장 | 대화로 나아가는 용기 151
18장 | 깨진 마음을 이어주는 마술사들 160
19장 | 그 남자의 손에서 칼을 내려놓게 하려면 169
20장 | 범죄가 파괴한 것의 실체와 피해회복의 의미 178
21장 | 남편과 아내에게 형사법정의 의미란 186
22장 | 회복적 사법이 문제해결법원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195
23장 | 회복적 사법은 피해자에게 무엇이 좋은가? 205
24장 | 회복적 사법이 피고인에게도 이익을 줄까 214
25장 | 형사재판에도 회복적 사법이 필요하다 223

6부 회복적 사법이 열어줄 새로운 세상 233
26장 | 지역기반 통합 형사조정센터를 꿈꾸며 235
27장 | 응보사법과 회복적 사법 244

에필로그 | 함께 써나갈 이야기들 251
주(註)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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