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인정받은 이야기꾼,
윌프리드 루파노의 재기 발랄함이 고스란히 담긴 그림책
《팬티 입은 늑대 2》는 많은 팬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프랑스의 만화 시나리오 작가, 윌프리드 루파노가 이야기를 짓고, 다양하고 감각적인 그림 스타일이 돋보이는 프랑스 화가, 마야나 이토이즈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표지에는 제목 그대로 팬티 그리고 늑대가 등장합니다. ‘팬티’, ‘똥’, ‘오줌’ 등 지저분하거나 창피함을 느끼게 만드는 단어만 들으면 까르르 웃어대는 아이들에게 책을 펼치기 전, 표지에서 먼저 만나는 제목, 그리고 귀여운 줄무늬 팬티와 알몸으로 덜덜 떠는 늑대의 모습은 웃음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1권의 귀여운 줄무늬 팬티를 입은 어벙한 표정의 늑대와는 달리 이번에는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늑대가 몹시 화가 난 듯 인상을 쓰고 있습니다. 1권의 이야기를 접한 독자라면 과연 늑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몹시 궁금해질 것입니다. 책을 펼치면 익살맞은 늑대뿐 아니라 아기자기하면서도 각각의 개성이 잘 드러나도록 그려진 다양한 동물들 그리고 한겨울 새하얀 눈이 내린 아름다운 숲속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늑대와 동물들이 추위에 꽁꽁 언 숲속 마을에서 따뜻한 나눔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속에는 귀엽고 친절한 늑대가 무섭게 돌변한 이유도 숨어 있습니다.
추운 겨울, 마음이 포근해지는 따뜻한 나눔 이야기
산꼭대기에 살고 있는 늑대는 귀여운 줄무늬 팬티를 입고 다닙니다. 엉덩이가 시리다고 올빼미 할머니가 손수 떠준 따뜻한 팬티이지요. 늑대는 입고 다니는 팬티만큼이나 귀엽고 친절해서 숲속 동물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친구 사이입니다. 처음에는 숲속 친구들이 늑대가 무서운 줄 알고 오해를 했지만요. 그런데 눈 내리는 추운 겨울이 오자 늑대가 이상하게 변했습니다! 숲속 친구들이 반갑게 안부를 물으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무서운 눈빛으로 “거시기가 꽁꽁 얼겠네!” 하고 사납게 대꾸하는 것이었습니다. 숲속 친구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발이 시려 그러는 것은 아닐까 하고 숲속 친구들은 의견을 모아 올빼미 할머니에게 부탁해서 늑대용 양말을 준비합니다. 그래도 늑대는 여전히 거시기가 얼겠다면서 몹시 기분 나빠했습니다. 숲속 친구들은 귀가 꽁꽁 얼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털모자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늑대는 여전히 거시기가 꽁꽁 얼겠다며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마을을 돌아다녔지요. 그러고 보니 늑대는 양말도 신지 않고 털모자도 쓰지 않은 채였습니다. 양말과 털모자를 전하러 갔던 숲속 동물들도 마을에서 감쪽같이 사라졌지요. 늑대가 말하는 거시기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혹시 팬티 속의 그 거시기를 말하는 것일까요? 아주 따뜻한 팬티를 입고 있으면서 왜 거시기가 꽁꽁 얼겠다고 하는 걸까요? ‘거시기’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 늑대가 무섭게 돌변한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깜짝 반전을 통해서 꽁꽁 얼어버린 추운 겨울,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진정한 나눔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