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깍 재깍 재깍!
잘 자다가 한밤중을 지나 새벽에 잠에서 깼습니다. 내일을 위해 좀 더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잠을 부를수록 탁상시계의 초침소리는 더 크게 들렸습니다.
낮에는 전혀 들리지 않는 재깍 소리, 고요한 밤에는 무척 크게 들립니다. 시간이 한 치의 어김없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소리, 시간과 싸움을 시작합니다. 어제란 시간을 생각합니다. 어제에게 미안합니다. 지금은 어제를 반성합니다. 동시에 내일이란 시간에 말을 겁니다. 내일은 잘 보듬으며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잘 사랑해야겠다고,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며 시간에 인격을 부여합니다. 그래도 잠은 오지 않습니다. 재깍 재깍 재깍! 잠을 쫓는 소리가 처음엔 짜증을 부르더니, 잠들기를 포기하니 온갖 잡념을 불러옵니다.
그 밤 시간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시간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걸 생각했습니다. 신이라면 시간이 무한하니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셈할 이유도 없고, 시간의 개념조차 없을 텐데요. 그렇게 생각하니 시간을 셈한다, 시간을 소중히 생각한다, 시간을 아끼거나 아쉬워한다, 이처럼 시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사는 인간이 시간을 쓰는 재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제 그리고 어제의 어제, 꽤 많은 어제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시간들이 고마운 건 나는 잘 살았다, 지금 나는 행복하다고 나 자신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멈추고 돌아보면 과거의 나를 볼 수 있더군요. 비록 힘겨웠어도, 슬펐어도 지금 행복하면 과거는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요,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고마운 발판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지금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지난날들이 아름다운 나의 추억들을 듬뿍 안겨주니까요. 어떻게 행복하냐고요? 그건 내가 나를 위로하고, 내가 나를 행복하다, 잘살고 있다고 평가해야겠지요.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그럼에도’라는 양보니까요. 지금 행복하면 내일은 이미 아름다운 희망을 나에게 선물하기 시작하니까,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합니다.
어제에게 미안하다면 오늘 잘살자고요. 그러면 더 이상 미안하지 않아도 돼요. 무조건 목표를 향해 달리면 어제를 돌아볼 여유도, 내일의 꿈을 꿀 시간도 없어요. 우선 멈추어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보다 의미 있고 보다 가치 있는 괜찮은 나를 만날 수 있어요. 책의 줄거리를 알거나 주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한 문장에서 진한 감동을 느끼듯 앞으로 달려만 가면서 재깍이는 초침소리에 불안하고 초조하니 보다는 지금 이 순간 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여유를 갖는다면 항상 행복할 거예요. 그러면 어제는 추억이요, 내일은 고운 꿈, 오늘은 다정한 선물로 나와 함께 머물 거예요.
Bravo your beautiful life!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