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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머린

서브머린

  • 이사카고타로
  • |
  • 현대문학
  • |
  • 2019-11-15 출간
  • |
  • 332페이지
  • |
  • 138 X 195 X 30 mm /408g
  • |
  • ISBN 978897275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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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천상천하 유아독존 진나이와 순진하고 성실한 무토 콤비가
(원치는 않았지만) 『칠드런』 이후 12년 만에 다시 뭉쳤다

엉뚱한 듯 진지한 가정법원 조사관들과
‘문제 많은’ 소년들이 펼치는
죄와 벌, 용서에 관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 일도 너무 세세한 데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사건을 일으킨 녀석들은 모두 엄벌에 처하면 돼. 그렇지?”
와카바야시가 고개를 떨궜다.
“우리가 뭘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니까. 너무 열심히 하는 것도 귀찮아.”
“네.”
“하지만 이게 그럴 수도 없단 말이지.” 진나이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귀찮아 죽겠지만, 모든 사안을 기계적으로 엄벌에 처할 수도 없어. 왜 그런지 알아?”
“왜 그런데요?”
그러자 진나이 씨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 같은 녀석들도 있으니까.”
_ 본문 325쪽

전작 『칠드런』이 진나이라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결 고리 삼아 서로 다른 에피소드들을 연작소설 형태로 가볍게 그렸다면, 장편인『서브머린』은 하나의 주제를 보다 진중하게 밀고 나간다. 이 작품은 인사이동으로 뜻하지 않게 다시 한 팀이 된 진나이와 무토를 중심으로 날로 심각해지는 소년범죄와, 부조리하게 느껴지는 소년법의 실태,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건 이후 삶’을 다룬다. 소설 속에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 듯 각박하고 비정한 사회에 대한 묘사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과 열패감은 결국 분노로 변해 다른 이들을 겨누는 칼날이 되고, 하나의 범죄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하지만 이사카 고타로는 단지 사회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로 간단히 나눌 수 없는 복합적인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소년범죄는 온전히 소년만의 책임인가, 잘못을 저지른 이들을 우리는 어디까지 용서하고 포용할 것인가. 정답이나 명확한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소설 곳곳에서 묻어나는, 인간을 향한 그의 끈질긴 관심과 애정은 작지 않은 울림을 남긴다. 『서브머린』은 엉뚱한 듯하면서도 냉철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을 가진 진나이와 무토라는 두 인물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참회와 용서, 그리고 ‘다시 함께 살아가는 일’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진부하지만, 작가가 자주 인용하는 비틀스의 노래처럼 ‘함께 살자’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비단 ‘진나이’라는 인물의 부활을 기다려 온 독자들뿐만 아니라, 절망과 분노에 무뎌지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신뢰가 급속도로 무너져 가는 현 사회의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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