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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 이상 「날개」 이어쓰기

  • 이상
  • |
  • 문학과지성사
  • |
  • 2019-10-10 출간
  • |
  • 172페이지
  • |
  • 127 X 188 X 16 mm / 227g
  • |
  • ISBN 9788932035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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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날개」 다시 읽기

이상의 대표작 「날개」는 당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으로 널리 읽혀왔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질문과 답변의 형태, 아이러니, 패러독스, 비유 등 독특한 문체와 구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사회와의 단절된 공간에 유폐된 주인공의 자의식적 세계를 내적 초점화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주인공인 ‘나’는 돈을 변소에 집어넣거나 아내에게 받은 돈을 다시 돌려주는 등 근대 자본주의의 토대인 화폐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끊임없이 쾌감의 세계, 욕망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닉하는 데 몰두한다. 근대 경성은 자본주의화, 성의 상품화 그리고 인간관계의 단절 등으로 인해 “회탁”의 거리로 변질되었고, 그 속에서 지식인은 희망과 야심조차 말소된 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지막 부분 “날자. 날자. 날자.”는 마침내 의식의 회복, 주체의 각성을 일깨우는 외침에 다름 아니다.

“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니라.”
「날개」를 읽는 여섯 개의 새로운 시선

「날개」는 또한 ‘오해’에 관한 소설이다. ‘나’와 ‘아내’는 서로를 ‘오해’하는 부부로 등장하고, 아내의 (성)노동에 기생하며 쓸모없는 “연구”와 “발명”에만 몰두하는 ‘나’는 자신에 대한 독자들의 ‘오해’를 조장하는 편이다. 이처럼 이상의 「날개」는 모든 인간관계가 ‘오해’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 그것만이 인간 삶의 유일한 리얼리티라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로도 이해된다. 모든 인간의 관계가, 어쩌면 가장 내밀하다 할 수 있는 부부 사이도 혹은 소설 속 인물과 독자 사이도, 결국 ‘오해’로 구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작품은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이승우의 「사이렌이 울릴 때」, 김태용의 「우리들은 마음대로」,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날개」와 동일한 시공간 및 인물을 공유하면서 비교적 적극적인 방식의 이어쓰기를 시도한다. 이승우의 「사이렌이 울릴 때」는 「날개」의 마지막 장면에 주목한다.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서 정오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를 외치는 「날개」 속 ‘나’를 대면하는 또 다른 ‘나’를 등장시키는 이 작품에서는, 정오의 사이렌 소리만 맹렬할 뿐 그 무엇도 분명한 것이 없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사실만이 확실할 뿐이다.
김태용의 「우리들은 마음대로」와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공통적으로 「날개」 속 ‘아내’를 초점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겹쳐지는 작품들이다. 「날개」에서와 달리 김태용의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얻게 된 그녀(‘나’)는 매우 솔직한 여성으로 등장하며,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가 등장하던 영화는 이제 끝났고 새로운 영화가 시작된 것이다”라고, 결국 자의식 과잉의 무능한 남편을 버리고 “나는, 우리들은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하는 소설로 읽힌다.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한 사내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투신 장면을 보았다는 목격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의 아내는 “아무래도 내가…… 그 사람을 죽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죄를 자백한다. 임현의 작품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교환과 관련하여 「날개」의 화폐경제가 의미하는 바를 날카롭게 분석해보는 소설로서 흥미로우며, 현재적 관점에서 더 많은 논의를 가능케 한다.
앞의 세 편의 소설이 「날개」의 한 장면 혹은 다른 등장인물들을 극대화함으로써 정전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다시 읽기’를 부추기고 있다면, 강영숙의 「마지막 페이지」, 최제훈의 「1교시 국어 영역」. 박솔뫼의 「대합실에서」는 이상의 「날개」를 후경으로 설정하면서 ‘다시 쓰기’의 행위에 더 몰두한다.
강영숙의 「마지막 페이지」는 어떤 불행한 사건을 공유하고 있는 두 친구의 관계가 그려진다. 하나의 방을 비밀처럼 공유하고 있는 ‘나’와 ‘아내’ 사이의 감정 교환과 서로 간의 오해를 그리고 있는 「날개」의 구조는 강영숙의 작품 속에서도 어느 정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최제훈의 「1교시 국어 영역」은 대입 시험을 치르고 있는 재수생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나열하고 있는데, 그 의도가 비교적 분명한 풍자소설에 가깝다. 우리가 배운 「날개」에 대한 설명들, 즉 ‘현대 문명과의 불화’나 ‘지식인의 내면세계’ 혹은 ‘무력한 지식인의 분열상’이 얼마나 공허한 이야기일 수 있는지를 유머러스하게 확인한다.
박솔뫼의 「대합실에서」는 이상의 행로를 따라 서울 시내의 거리를, 그리고 동경의 거리를 하릴없이 걷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계속 실패하는 숫자 세기를 반복하면서, 서로 돈을 주고받는 무용한 행위를 반복하면서, 걷다가 멈추고 커피를 마시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또 걷는다. 박솔뫼의 작품은 ‘무용한 시간’을 재현하는 소설처럼 읽힌다. 그리고 그 무용한 시간들은 이야기를 읽고 쓰는 시간들을 자연스럽게 환기한다.

1936년 잡지 『조광』에 처음 발표된 이상의 「날개」는, 어쩌면 독자들의 기억 속에서 “웬 찌질한 남자가 혼자 횡설수설하는” 이야기이거나 “고등학교 때 배운, 그 기둥서방 얘기” 정도로 어렴풋하게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이상 「날개」 이어쓰기』는 여섯 명의 작가가 이어 쓴 여섯 편의 작품을 통해 여섯 개의 다른 빛깔로 변주되며 정전화된 텍스트인 「날개」를 다시 읽고 그 의미를 현재적 의미로 되살리고 있다. 과거의 빛바랜 텍스트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유의미하고 새로운 텍스트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지금-여기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목차


날개 _이상

사이렌이 울릴 때 _이승우
우리들은 마음대로 _김태용
진술에 따르면 _임현
마지막 페이지 _강영숙
1교시 국어 영역 _최제훈
대합실에서 _박솔뫼

해설 「날개」를 읽는 여섯 개의 시선 _조연정(문학평론가)
이상 연보
지은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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