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못 말리게 좋아하고 싫은 건 잘 참지 못하는,
감정의 역치가 낮은 사람의 어떤 하루.
문득 슬퍼하고 분노하고 그러다가도 깔깔 웃는 이의 이야기.
<매일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는 북디자이너이자 인터뷰어, 죄송한 초상화가로 독립출판 씬에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도티끌의 산문집이다. 마음이나 생각, 시선 같은 것들은 왜 한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부유하는지. 자신의 그것들은 물기 있는 찰흙 같아서 주무를 때마다 조금씩 모양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작가는 비슷해 보이지만 명백히 다른 하루하루를 저마다의 모양으로 빚어낸다. 그가 빚어낸 모양은 어떤 날은 마음에 쏙 들게 동글동글하고, 어떤 날은 잔뜩 화가 나서 마구 찌그러져 있다. 매일 다른 모양을 빚으며 그렇게 매일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오래된 사진을 보며 시간의 생경함을 느끼기도 하며, 누군가 무심코 던진 질문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한다. 너무나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지만 어쩐지 말하기 쑥스러운 것들, 이를테면 겁쟁이의 면모라든가 콤플렉스, 굴욕적인 순간을 담기도 했다. 작가는 마음 깊숙이 묻어놓은 이야기를 친한 친구에게 고백하듯 조금씩 꺼내놓는다. 개인의 소소한 서사를 꾸밈없이 풀어놓는다. 그의 이야기는 결국 독자의 어떤 순간을 소환하고, ‘나’였지만 희미해진 한 사람을 떠올리게 만든다. 나였는데 지나고 나면 나였을까 하는 순간들을 담은 글이다.
혼자만의 이야기도 누군가와 공유하면 더 이상 혼자로 남지 않는다.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뜻밖에 위로를 받기도 하니까.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의 것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페이지를 넘기는 당신도 그처럼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느끼는 게 달라질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길어 올린 담담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생각들이 있다. 누군가의 이해와 다정을 바라며, 자신이 빚은 모양과 닮은 이를 반갑게 맞이할 준비를 하며, 그렇게 당신을 기다리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