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시인론이라 함은, 대상이 되는 시인의 생애와 함께 그가 처했던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먼저 정리한다. 생애적 경험과 역사적 사실 등에서 인상적이거나 시적이라 생각되는 장면들을 유형화하고, 그것을 시의 발원지로 명명하여 시의 시성을 시인의 생애와 역사에 수렴시킨다. 이것이 ‘시인론’이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역사·전기 비평’이다. 포스트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입각한 새로운 연구 관점이 대두되면서 이러한 역사·전기 비평을 기반으로 작성해 온 ‘기존의 시인론 기술방법론’은 당연히 연구에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개발·적용된 기술방법론과 교수법이 처음으로 담긴 『한국현대시인탐방론』(심미안 刊 )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1차적으로 ‘한국현대시인론’ 수업을 위해 쓰였다. 기존의 시인론이 ‘시는 없고 인간만이 남는’, 그래서 독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이야기로만 남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책은 시인과 시작품의 관계를 단순화시키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한 당시 시인의 고민과 그 과정의 산물인 시작품의 미학적 특성에 주목하는 동시에 현재 인문학의 고민 및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가능한 다양한 시각을 펼쳐 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김소월을 시작으로 한용운, 이상화, 임화, 정지용, 김기림, 이상, 김영랑, 서정주, 윤동주, 백석, 박목월, 김구용, 박인환, 김수영, 김춘수, 신경림, 김지하, 황지우, 기형도를 다루었으며 ‘이들의 생애(연표 등)’, ‘관련 자료와 정보’,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들의 소개’, ‘시인의 대표작 및 간략한 해설을 통한 시세계의 윤곽을 그리기’, ‘토론거리를 통해 시인론을 어떻게 기술할까’에 대한 수업활동 구성으로 얼개를 짰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인문교양으로서 시인의 삶과 시세계를 두루 살펴보는 목적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기에 일반 독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