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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 홍정욱
  • |
  • 이후
  • |
  • 2019-09-05 출간
  • |
  • 160페이지
  • |
  • 130 X 191 X 20 mm / 244g
  • |
  • ISBN 9788961570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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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뭐든지 지 있던 자리가 편하다”|
어머니는 1937년에 태어나셨다. 아버지가 여자는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 하여, 학교 문턱은 넘어 보지도 못했다. 글자라고는 식구들 이름 들어간 낱말 정도만 읽을 줄 안다. 스무 살에 아무것도 없는 남편에게 시집 와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아이 다섯을 낳아 키웠다. 둘째딸을 사고로 잃고, 63년을 함께 산 남편은 올해 먼저 세상을 떴다. 배운 건 없지만 누구보다 세상 보는 눈이 밝다. 아들에게 이것저것 이야기한 것이 책이 되어 나온다 하니, “배우지 못한 늙은이 말이 어디 쓸데가 있다고?” 하며 부끄러워하신다. 그러다가도 “하기사 다 지나고 보니까 배우나 못 배우나 별다른 게 없더라”며 “사람이 살고 지난 자리는, 사람마다 손 쓰고 마음 내기 나름이지 많이 배운 것과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라 이야기하신다.
어려운 말은 하나도 없다. 외양간의 소라도, 나무를 스치는 바람이라도, 마당의 개나 닭이라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들이다. 그런데 그 속에 더할 수 없는 지혜와 감동이 담겨 있다.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몸으로 만들어진 말들이다.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살아온 어머니 김상순의 이야기를 이렇게 세상에 내보일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

|“세상에 수월한 일이 어디에 있나”|
어머니는 추운 겨울 아침, 꽁꽁 언 호스가 안쓰럽다며 이불을 감아 주시는 분이다. 밭에 잡초가 올라온 걸 보면 꼭 자식들이 아픈 것 같다며 고단한 몸을 이끌고 김을 매신다. 이런저런 걱정하는 모습이 애잔해 그러지 마시라 하면, “걱정도 양식인데 걱정 없이 사람이 살 수 있나?” 한다. 어머니 힘들어하시는 게 보기 싫어서 몇 마디 하면 “안 힘든 일이 있으모 갖고 와 봐라.” 하시고, 평생 지은 농사 지겹지도 않으시냐 이제 그만두시라 하면 “지겨운 게 있는가? 같은 판에서 두는 장기도 같은 장기가 없고, 같은 밭에 같은 걸 심어도 같은 농사는 없는 기다.” 하시며 아들의 입을 막는다.
해학 또한 넘치는 분이다. 아들에게 비가 오겠나 물었다가 모른다 하자, “선생이 배운 게 짧네. 하루 일기도 못 봐서, 그래가 크는 아아들 똑띠 갈치겠나.” 지청구를 준다. 여행 다녀오면서 이웃이 사다 준 망고를 된장에 넣어 끓여 드시고는 무슨 이런 맛없는 과일이 다 있느냐며 타박하는 귀여운 분이기도 하다. 주말농사 짓는 아들이 마늘쫑이 쏙쏙 안 빠지고 끊어진다 하소연하자 “발톱이 붙었는가 잘 봐라. 마늘쫑도 못 빼는 기, 그기 손이가? 발이지.” 나무란다. 저승 갈 때 저승사자가 걸어가자 하면 꼭 택시 타고 가자 할 거라 장담을 하기도 한다. 아들과 어머니의 생생한 대화글이 독자들을 무장해제시키는 놀라운 책이다.

|“다 그리 산다”|
일상의 이야기,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의 에피소드 몇 개를 묶은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텔레비전에서 본 운동경기 이야기들, 세상 이야기가 나온다. 이종격투기며 축구, 야구, 골프, 심지어는 컬링 같은 경기까지 어머니의 시선으로 다시 보면 완전히 새롭다. 당연하게 여겼던 스포츠 규칙들도 어머니에게 오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된다. 축구 이야기를 할 때는 “공을 두 개나 세 개를 주면 오죽 좋아? 스물도 넘는 사람들에게 달랑 공 한 개를 줘 놓고, 그기 뭐하는 짓꼬? 공이 없는 것도 아이더라꼬. 옆에서 들고 서 있는 놈도 있더마는.” 하는 식이다. 야구 경기는 “울타리를 넘어가는 기 그리 좋으모 울타리를 좀 땡기모 될 꺼 아이가. 또 받는 기 그리 좋으면 공을 살짝 솟구치게 치면 될 꺼 아이가. 밥 묵꼬 그것만 하는 것들이 그것도 못 해.” 그런다. 어머니 말씀을 듣기 전에는 한 번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골프를 두고는 “그 너른 들에 보리만 갈아도 한 동네는 묵고 살겄더마는 그 짓을 하데. 그짓 않고는 못 사는지 몰라도 그 널찍한 땅이 내사 마, 똑 아까바 죽것더라 와.” 하신다. 운동경기라는 것이 누가 더 센가, 잘하나 가리기 위해 하는 것인데, 어머니는 이런 ‘경쟁’이라는 생각 자체가 낯선 것이다. “우짜든지 사람이라 카는 것들은 모이기만 하면 싸울라꼬 용을 써.” 당연한 것을 다르게 보고,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선, 참으로 귀하고 감사하다.

세상에 수월한 일이 어디에 있나
하다 보면 손에 익고
또 몸에 익고
그러면 그렇게 용기가 생기는 게지
그렇게 사는 게지

평생 흙을 만지며 살아온 어머니 말씀은
맹물처럼 단순합니다.
그러나 바람처럼 제 길을 찾아 갑니다

생짜배기로 세상을 익힌 어머니 말씀은
울퉁불퉁한 세상을 바라보고 만지며
나직하게 가라앉습니다.

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목차


여는 글
어머니의 말씀을 묶으며

1부 땅이 질다고 참깨가 참겠나

세수
무말랭이
호스
났으니까 살지
제 길
해 보면 알지
밭이랑

차례
안경
맘대로 안 돼
짜장면
싱거운 이야기
먹방
농사
도둑놈
이유
홍시 고추장
정구지
필리핀산 망고
녹두죽
닭고기

아나콩콩
자연인
감기
저승길
지게


단맛
백이산
시절
들깨 타작
교장
동테에 얹힌 듯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
식자우환
예쁜 짓

2부 잘난 놈도 없고
못난 놈도 없더라

자지를 잘라 버려
세상에
이종격투기
컬링
골프
축구
야구
쓸데없는 게 어딨어
옛날이야기
최불암
고라니
팔월
닭장
모기
또 속았다

닫는 글
니만 듣고 말지―김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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