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례연습집은 민법을 공부하는 초학자들이 전형적인 사례들을 접함으로써 민법전과 민법이론을 더 잘 이해하고 그 내용을 심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쓰게 되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사례들은 법과대학에 들어와서 채권총론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고 실제로도 이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정리해 온 사례들이다. 관례의 사안들을 번형해서 사용한 경우도 있지만, 되도록 실생활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고 해당 제도를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례들을 모았다. 

사례풀이는 독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도입되고 있는 청구권 규범에 의한 사례풀이방식을 취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사례풀이방법의 기초원리]에서 간단하게 설명하였는데, 이 풀이방법의 강점은 논의하여야 할 논점들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일정한 체계를 갖추어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풀이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저자는 다양한 논점이 들어가 있는 사례문제를 고시잡지를 통하여 몇 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너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고 초학자가 보기에는 사례가 너무 복잡하고 논점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정작 사례연습의 목적인 사실관계를 법률규정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기보다는 목차와 논점만을 암기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사례문제는 정형화되어 있는 문제들의 목차와 논점을 암기하여 답안을 작성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모든 사례는 그 자체의 생명력을 갖고 자기 나름의 논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례연습을 통하여 습득해야 하는 것은 사례에 접근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