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오래전부터 대중적이면서도 쉽게 장르문학 전반을 짚어 보고, 이를 통해서 문학/장르문학과 동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인문학의 맥락에서 읽어내는 글쓰기가 가능할지 또 이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궁리해 왔다.
『장르문학 산책』은 바로 그 결과물로 평단과 학계 등 고급 담론의 세계에서 외면해 왔던 추리소설, 연애소설, SF, 판타지 등 이른바 장르문학이라 일컫는 대중문학을 비평한 국내 최초의 장르문학 비평집이다. 물론 개별 장르를 다룬 평론집이나 연구서들은 있었지만, 이 책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읽기 쉽게 쓴 대중 지향적 평론집이라고 할 수 있다.
2~3분이면 읽을 수 있는 짧은 평론 111편으로 채워져 있으며 관심이 있는 작품이나 현상을 골라가며 읽을 수 있다. 또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매트릭스>, <아바타>, 『장미의 이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르소설과 영화, 만화, 컴퓨터게임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더불어 쉽고, 짧고, 재밌지만 깊이와 전문성도 함께 갖췄다. 영화 <아바타>와 <인셉션>이 보르헤스의 단편소설과 『장자』 「제물편」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으며, 한국 근대문학 100년 동안 독자에게 사랑받은 주요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삼국지며, 북한의 대중문학과 일본소설들, 그리고 톨스토이와 햄릿, 한강, 김영하 등 정전급 작품들도 장르문학의 맥락에서 읽어내는 박람강기와 전문성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