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읽는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의 살며 사랑하며>
80대 후반에 몸무게가 40kg밖에 안 될 정도로 여리디여린 어머니, 특히나 실명하여 앞을 보지 못하는 어머니. 그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들이 어머니와 단둘이서 살아가는 일상을 짧은 글과 삽화로 담아냈다. 38편의 이야기가 실린 책은 저자가 몇 년 전 출간했던 <어머니 함께 햇볕 쪼여요>에 실린 22편에 16편을 더한 개정판이다.
어머니 등에 업혔던 것이 자신의 세상 최초 기억이라는 저자의 회상과 그 어머니가 이제 앞을 못 보면서도 아들 출근 때면 문밖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세상 최초의 기억), 외국 출장을 자주 가는 아들과 낮과 밤도 모르는 혼미함 가운데서도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머니(낮과 밤), 어머니를 족욕시키며 가느다란 다리를 보며 눈물을 쏟는 아들(족욕), 아들이 먹을 김치와 장을 담그며 행복해하는 어머니(메주, 물김치) 등 대부분이 어머니 이야기이다. 여기에 저자가 집에 데려갈 수 없어 사무실에서 기르는 고양이(고양이) 등의 이야기 몇 편이 더해졌다.
38편의 이야기는 어머니와 아들의 일상을 다루면서도 짧은 글로 마치 동화처럼 표현한 데다 삽화, 사진이 더해져 아이부터 어른까지 동화책처럼 포근한 가슴으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