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민법은 제406, 제407조의 2개 조문에서 채권자취소권에 관하여 간단하고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에 접수되는 채권자취소사건의 수는 2003년 이래 평균적으로 매년 약 6,000건을 상회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채권자취소사건에 관한 대법원판결도 방대하게 축적되어 채권자취소권은 우리 성문민법체재에서 가히 판례법이 형성되어 있는 분야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대법원판결은 그 때 그 때의 구체적 사건을 통해서만 성립하는 것이므로 강학상의 논리적 순서에 따라 생성될 수 없고 또한 판결 내용에서 사실관계를 떠나 추상적인 법리를 추출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다. 나아가 동일한 사안에 관한 선후의 대법원판결이 법리적으로 서로 모순되거나 민법상의 다른 법리와 충돌하는 경우도 있고, 당해 사건만의 타당한 해결을 위한 일회성의 판결도 없지 아니하다.
필자는 이 책의 집필 목적을 시간적·내용적으로 흩어져 있는 채권자취소에 관한 수많은 대법원판례들을 한데 모아 체계적·비판적으로 정리하는 데에 두었다. 위 목적에 따라 이 책의 본문을 큰 마디로 ‘1. 의의와 기능’, ‘2. 요건’, ‘3. 사해행위 성부에 관한 구체적 고찰’, ‘4. 행사’, ‘5. 원상회복의 방법’, ‘6. 효과’, ‘7. 소송수행과 문서작성’ 등의 총 7장으로 나누고 각 장을 거듭 세분하여 구성하였으며, 각 구성부분에 맞추어 주요 판례들을 귀납적 또는 연역적 방법으로 분석 정리하였다. 그리고 본문 앞에 목차로서 주요목차 이외에 채권자취소사건에서 구체적인 쟁점으로 되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제목을 붙인 세부목차를 첨가하였다.
이 책의 제2, 3, 6장 및 제5장의 제1, 2, 3절의 내용은 채권자취소권의 실체법적 요건·효과 등에 관해서 정태적(靜態的)으로 상세하게 분석 검토한 것이고, 제4장과 제5장의 제4절(경매절차에서의 원상회복) 및 제5절(원물반환과 가액반환의 관계)의 내용은 채권자취소사건의 소송 및 집행절차와 관련하여 동태적(動態的)으로 상세하게 분석 검토한 것이다. 이 책을 완독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장(채권자취소권의 의의와 기능) 및 제7장의 제1절(소송수행상의 검토주안점)을 통하여 채권자취소권의 전체적인 구조와 사건 처리에 핵심적인 검토 사항을 파악한 다음, 구체적인 쟁점에 관해서는 세부목차를 통하여 해당 부분을 찾아보는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이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사건의 실무 및 실증적 연구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 바라며, 한편 이 책의 독자들께서도 이 책의 부족한 부분과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