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밴드를 보고 우연히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피앤피북 대표님이었다. 우연치 않게 대표님과 짧은 통화를 하게 되었고 미팅 약속을 잡고 만나서 교재 출간을 의뢰받았다.
2000년대 초에 전문서적 출간을 하면서 많은 판매량을 올렸지만. 출판사의 부도로 13개월간의 노력이 한 순간 물거품으로 사라졌던 경험이 있었다. 때문에 나는 출판사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첫 출간에 아픔이 있어서, 그동안 다수의 책을 집필하였지만 두 번 다시는 출간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출간을 포기하고 개인 용도로만 사용해 왔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지금 <(주)한국산업술능력개발원>(이하 ‘한기원’이라 함)의 수장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다시금 출간을 생각했다.
나는 교육계에 20년을 종사하였으며, 한 해 30여 개의 대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특강으로 캐드를 교육하는 전문강사다. 그동안 변하지 않는 국가기술자격 시스템과 민간에서 운영되는 민간자격증에 회의를 느껴, ‘한기원’을 운영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역설계”자격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개발 시스템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이 자격 시스템으로 캐드를 강의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역설계”캐드 방법을 알리고 있다.
주력으로는 “UTOCAD”를 사용하지만 저렴하면서 동일한 기능을 가진 “-Star CAD”“W CAD”도 강의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앞에 언급한 “AD”들은 모든 기능이 동일한 구조에서 움직이므로, 어떠한 것을 사용하든 도면 작도와 설계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사용자들에게는 가격이 저렴한 쪽을 권장한다. 어차피 기능(화면구성, 단축키, 명령어)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캐드 초보자들은 캐드를 배우면 마치 설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캐드는 그저 도면을 그리는 단순한 도구이다. 문제는 교육적인 접근에 있다. 일선에서 캐드를 교육하는 강사들은, 캐드 명령어를 많이 교육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캐드의 주 교육이 ‘명령어 습득’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피교육자들을 단순 오퍼레이터로서 양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검증 시스템은 답을 보고 답을 카피(복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책은 설계 기초과정인 부품 “역설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즉, 3차원 입체 부품을 보고 “각법”의 도면을 작성자 스스로 얻어내는 방식이다.
‘한기원’에서는 “캐드실무능력자격”“D시뮬레이션실무능력자격”국내 최초 “D 프린터 운영기술자격”을 개발하여 전국의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본사에서 개발한 자격 시스템으로 많은 진로를 찾아가고 있다.
이 책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질문한다.
“도면을 작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왜? 도면을 그리는가?”
도면을 작성하는 이유는 현물(現物)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현물이 없는 도면은 도면으로서 가치가 없다. 따라서 도면 작성 시에는 현장 상황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제 문제를 많이 작성한다고 해서 설계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단지 캐드 명령어를 사용하는 능력은 향상될 것이다. 또한 캐드 명령어를 많이 안다고 설계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캐드를 잘해서 취업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10년 전에는 통했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상당히 어렵다. 설령 캐드를 잘 사용해서 취업했다고 하자. 업체에서는 작성된 도면을 주고 그대로 캐드로 옮겨 놓으라는 업무는 없을 것이다. 신입들이 주로 처음에 하는 설계 업무는, 실제 부품을 보고 측정기로 측정하여 도면을 작성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카피(복사)하는 오퍼레이터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 책은 초기 취업 시 현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첫 단계를 마무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신입으로써 “열 마디”먹을 욕을 “두 마디”정도만 먹게 해 줄 자신이 있다! 하나도 놓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 여기에 의문을 가지지 말라!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명쾌한 답을 말해 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신입으로써 “열 마디”먹을 욕을 “두 마디”정도만 먹게 해 줄 자신이 있다!
이 책에서는 도면작도와 설계에서 최소한의 명령어를 기술할 것이다. 그래도 설계하는 데 지장은 없다. 설계할 때 캐드 명령어는 최소 4~5개에서 30개를 넘지 않는다. 캐드 명령어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설명할 것이다. 말 그대로 “닥치고 이것만 해!”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기초를 마치고 나면 고급 명령어들은 스스로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하게 말한다.
“닥치고 이것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