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문
나는 이 책의 초판에서 어떤 직업도 2001년 9월 11일 테러 공격 이후 정보가 겪은 변화보다 더 큰 변화는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개정판을 쓰는 지금도 나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이후 정보는 업무량이 더욱 많아지고 임무가 더욱 복잡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와 민간의 정보조직들이 자료수집 시스템을 통해 들어오는 방대한 양의 생첩보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정보분석관을 채용하는 것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자료를 정보로 생산해 줄 분석관의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훈련된 분석관의 공급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분석관이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별도의 실무교육을 받지 않고 곧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대학과 대학원에서 정보학 과목과 과정을 증설하고 있다. 개정판 책자는 기존의 지식을 요약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업무를 수행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필수 분석기법을 수록하였다. 이 점에 있어서 개정판은 정보학(science of intelligence)의 이론적 기초(theoretical foundations)는 물론이고 실무적 통찰력(practical insights)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연구자와 ‘학자 스파이’ (scholar-spies)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다.
나는 사회학, 인류학, 범죄학, 심리학, 정치학, 역사학, 경제학, 교육학, 도서관학과 같은 학문에서 사용하는 과학적 연구방법이 정보연구의 기초가 된다고 주장하는데, 개정판에 있어서도 정보분석이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참고하여 수정하고 더 많은 내용을 추가하였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다른 정보학 교재가 다수 있지만, 이번 개정판은 단순한 분석기법 교재를 넘어서 정보분석에 관한 학문적 이론과 실무를 종합적으로 통합한 교재라고 생각한다.
정보문헌 중에는 스파이 활동을 위한 도구를 다루거나 방첩을 위한 비밀활동에 대해 기술한 서적들이 많이 있는데, 정보연구와 분석업무에 관련된 자료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찾아야 한다. 분석기법에 관한 교재가 점차 많아지고 있으나, 이 책은 비밀리에 진행되는 분석업무에서 사용하는 분석방법을 검토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비밀 정보분석 업무가 보다 다양한 연구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설명하였다.
개정판은 정보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핵심 방법을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정보업무의 기능, 구조, 작동방법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어떤 경우에 분석관에게 비밀수집 자료가 필요한지 그리고 비밀자료를 활용하는 경우 필요한 보안조치 방법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또한 이 책은 사회과학 연구 자료의 타당성 판단방법과 정보자료의 타당성 판단방법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검토한다. 독자들은 정보 업무의 이론적 기초와 정보의 발전과정 그리고 비밀과 보안이라는 환경 속에서 진행되는 정보업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연구자와 분석관으로 일하면서 축적된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정보업무를 하는 동안 정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다른 학문영역의 서적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학이나 경찰학 관련 서적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였는데 대부분의 경우 분석관이 당면한 문제를 직접 다루기보다는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을 다루고 있었다. 또한 국가안보정보, 군사정보, 법집행 정보 분야의 서적은 해외정책, 군사업무, 경찰업무라는 별도의 영역을 다루고 있어서 정보분석 업무의 모든 분야를 다루지는 않는다.
<과학적 정보분석론>(Scientific Methods of Inquiry for Intelligence Analysis) 개정판은 9.11 이후 군사정보, 기업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업무의 영역이 불분명해진 환경에서 정보가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또한 개정판은 분석관들이 비밀 정보분석에 있어 어떠한 분석방법을 사용하여 왔는지 확인한다. 이것은 정보영역에 있어 이론적 개념을 체계적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군사, 국가안보, 법집행, 기업 및 민간 등의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실무자들에게 효율적인 정보 연구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1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주제는 정보연구와 분석을 철저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당히 많은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개정판에는 초판 출간 이후 저자가 연구한 내용을 기술한 새로운 장이 신설되었다. 새로운 내용에는 공개출처첩보, 질적 자료 내용분석, 목표 프로파일, 전술적 평가, 차량경로 분석, 정책결정 분석 등이 포함된다. 또한 기존의 장은 정보분석 기법의 발전과 새로운 접근방법을 반영하여 내용을 재검토하였다.
2014년 시드니에서 행크 프런컨(Hank Prunc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