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춤과 미적 사유》 출간
본서는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판단하는 데 기초 지식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였다. 순간 사라져 버리는 움직임의 가치를 사고하고 이에 관한 독자적 인식을 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었다. 전공생이 아닌 일반 독자까지도 춤에 관한 생각의 고리와 고리가 연결되어 인식을 확장시키고 이를 진전시킬 수 있는 미학적 사고(思顧)가 가능하다면 유용하겠다는 마음이었다. 본서가 의미 생성의 동력으로서 역할을 잘 감당하면 좋겠다. 미흡하나마 춤에 관한 해석 자료로 본서가 활용되길 바란다.
본서의 구성은 예술의 연대기적 흐름에 중심을 두었다. 각각의 장이 시간 순으로 배치되어 서구의 역사와 함께 축척되어 온 미적 사유의 변화를 점검할 수 있다. 기초 개념을 ‘이즘(ism)’이라는 키워드로 선정하여 미와 예술에 관한 다채로운 논의를 진행하는 데 하나의 지표가 되게 하였다. 필자가 강조점을 두는 것은 해석학적 접근이다. 주요 미학적 개념을 추출하여 이를 중심으로 춤을 읽고 해석하였다. 작품에서 보여 주는 행간을 읽어내고자 노력하였고 이를 감성적 교감으로 펼쳐내고자 하였다. 여기에는 예술 작품의 내재성뿐 아니라 작가와 사회에 관한 심층적 해석도 병행된다. 무용의 현상적 측면에 매몰되어 의미를 추출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자 노력하였다. 이론적 사변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시각과 틀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고자 하였다. 소주제가 시대적 미학 코드로 대표되지만 개념이 주는 메커니즘에 관한 다채로운 시도를 이루고자 하였고 단정적 사고로만 바라보지 않고자 하였다. 이를 통하여 무용 비평의 활력과 더불어 생산적인 풀이에 관한 다양성의 확보를 기대하였다.
본서는 13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장별로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을 풀어 나갔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나타난 이즘을 여러 작품에 대입하였다. 각각의 장에서 발견되는 키워드는 시대와 함께 탄생하고 발전한다. 이를테면 이데아는 헬레니즘 시대에서 신플라톤주의적 성격을 띤다. 물론 이후 중세에서도 유출의 개념으로 등장하지만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까지도 예술을 읽어 내는 주요 개념으로 불멸하며 본질로 인식된다. 그리고 이원론, 캐논, 미의 실체, 모방 개념 등으로 해석되며 낭만주의, 초현실주의, 그리고 표현주의와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 논점을 달리 두고 전개하지만 과거의 유산이 현재에 반영되어 새로운 의미로 확대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각각의 키워드는 예술 작품을 읽어 내는 시선이자 부유하는 수많은 가치를 담지한 의미체이다. 키워드가 각각 어떻게 해석되어 개념으로 발화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본서가 미학서로서의 의미 있는 실천적 성과로서 역할을 감당하며 영상 속 춤에 관한 미학적 표현을 탐색함으로 사조별 무용의 개념과 이해를 확장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사고와 표현에 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담론 생산에 실천적 성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