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민족의 지도자 손병희를 재조명하다
이 책은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대표이자 3.1운동의 실질적 주역인 의암 손병희를 철학자, 사상가이자 한국의 영적 스승으로 재조명하여 분석한 연구서로, 2011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의 <한국현대철학선> 시리즈의 6번째 책이다.
손병희는 동학농민혁명에서 동학군을 통솔하고 근대화 개혁운동인 갑진개화운동을 이끌었다. 또한 1905년 동학을 천도교로 개편하면서 민족운동의 중심 역할을 하는 가장 큰 단체로 성장시켰으며 3.1운동에서는 제일 앞장서서 활약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변혁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천도교 지도자로서만 산 것이 아니라 나라를 살피고 백성을 편안히 하려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평생에 걸쳐 후손들의 귀감이 될 만한 실천적 삶을 살았다.
이 책은 이러한 그의 삶의 모습과 사상을 살펴봄으로써 진정한 민족의 스승이었던 그의 철학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그 정신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특히 “우주만물은 곧 영의 표현이다”라는 ‘성령출세(性靈出世)’의 깨달음을 중심으로 인간 존중의 뜻이 담긴 인내천(人乃天)과 육신이 아니라 성령이 주체가 된 삶을 살아야 함을 강조한 이신환성(以身換性)이라는 핵심 사상을 분석하고 그의 대표 저작인 『무체법경(無體法經)』과 다양한 자료들을 재해석함으로써 사상가로서의 그의 주장과 생각들을 살펴본다. 손병희는 기존의 영적 체험을 중시하는 종교와 성품을 깨닫는 것을 중시하는 종교, 그리고 사회적 실천을 중시하는 종교를 그의 체계 안에서 통합해냄으로써 진정한 인간 완성의 길과 도덕 문명의 세계를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그의 철학은 천도교에서조차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제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손병희의 가르침을 새롭게 고찰해봄으로써 그의 사상과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3.1 독립선언서에서 밝힌 우리 조상들의 나라를 향한 열망과 비전을 다시금 느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한국현대철학선> 시리즈 소개
<한국현대철학선>은 ‘씨알학회’의 근현대 한국사상사 연구모임에서 기획한 한국 현대철학 연구서 시리즈이다. 씨알학회는 2008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제22차 세계철학대회에서 동서양의 정신문화를 융합해 한국인의 독자적인 철학을 정립시킨 함석헌과 유영모의 씨알사상이 세계 철학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이 뜻을 모아 만든 학회이다. 씨알학회는 이제까지 한국에서의 철학 연구가 주로 동양과 서양의 강대국 사상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고 대부분 개괄적인 소개와 모방을 통한 수동적 태도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태도는 현대의 상황이 던지는 문제에 대응하거나 인간과 세계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사유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게 했다고 진단한다.
<한국현대철학선>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그동안 비주류이자 비체계적인 가치관으로 치부되어 왔던 근 백년간의 한국 현대 사상사를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연구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서 독자들은 근현대 한국 철학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접하고 심도 있게 고찰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현실에서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상은 발전시키고 타당성이 의문시되는 관념들은 유보하거나 비판함으로써 재사유와 반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출간된 도서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