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Homo Urbanus. 21세기 도시형인간시대의 도래에 관한 제언. UN의 세계도시상태보고서(2009)는 인류의 70%가 도시지역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기원전 1만 년 전 농업의 발달로 잉여식량이 생기면서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도시를 만들며 생존해 왔다는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오늘도 내일도 도시와 도시생활 공종체(都市生活共同體)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 '도시학자'들의 생각이다.
사람들이 만들어 온 도시는 '살아 움직이고 변화하는 유기체'로서 수세기를 거치면서 인간의 꿈과 욕망을 실현하는 장소로서 기획하고 실천하며 때로는 좌절하고, 어느 순간에는 갈등하고, 어느 때에는 타협하면서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게 되었다. 자연의 순환현상에 비유해보면 도시정책의 순환과정은 중앙정부의 기체화된 도시정책이 밀도를 높이고 부피를 줄여 지방정부로 내려가서는 액체화되고, 다시 시민생활에 스며들어 실현되는 고체화의 순환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정책은 중앙의 기체화, 지방의 액체화, 실수요자인 시민중심의 생활이라는 고체화 과정에서 단절되거나 변질되는 문제가 있다. 도시문제의 쟁점이 되는 어떤 종류의 해결 방안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도시정책의 올바른 순서를 잡아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할 시기가 왔다. 개발, 성장시대에서의 도시정책은 도시문제의 현안해결에 급급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도시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고 그 하위 항목으로 토지, 주택, 교통, 상하수도 등의 개별 정책도 입안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적 손실이 커지게 되고 도시의 효율성이 낭비되며 결국 도시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인간이 만들어온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 가장 훌륭하면서도 터득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살아가는 기술'이라고 한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기술에 대한 기본 토대가 되는 '어디에서 그리고 어떻게'에 대한 결정 요소는 분명히 경제적 여건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도시에는 사회의 모든 현상이 집결되어 나타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경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시장경제의 정체, 활황, 번영, 공황이라는 주기를 거듭하는 것과 같이 도시에도 생로병사의 주기(週期)가 있다. 이 때 도시의 정체와 공황의 주기를 짧게 하는 새로운 순환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첫걸음이 바로 도시학(都市學)이다.
오늘날 IT기술의 발달과 이종(異種)산업 간의 융합 등으로 현대사회에 등장하 ㄴ네티즌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동권력체에서의 인간광계는 상하구조가 아닌 수평구조로 재구성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근원적인 사회적 변화는 미래도시 경쟁력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사하는 심오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고,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될 것이다. 21세기 도시는 그 계획과정에서부터 전문가만의 계획이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의 관점으로 시작되어야 하는 수평사회로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미래도시에서는 도시전문가뿐만 아니라 도시지능집단(都市知能集團)능력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도시문제의 주체이자 수요자인 시민의 도시적 능력, 사회적 능력 함양이 필요한 시기이다. 건축은 인생 50이 되어야 비로소 보이고 도시는 70이 되어야 이해한다는 말이 있다. 도시개발, 계획, 재개발, 도시재생, 지속가능한 개발, 생활권 계획 그리고 생물권 계획 등에 대하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교육에 봉직한 학자로서, 미국의 시카고시와 대한민국의 서울시, 그리고 경기도에서의 현장체험으로 얻은 40년간의 지식과 경험으로써, 인생의 선배로서 터득한 '도시를 움직이는 근본원리(根本原理)와 생태체계'등에 대한 견해를 후학들에게 남기고 싶었다.
1981년에 처음 발간되어 세 번째 개정된 「도시학개론」과 「한국의 소도시 개발계획」(1980년), 「21세기 경기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1996) 등을 참고한 「새로운 도시학」은 도시융합학문의 인문서로써 오늘과 내일의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지식과 기술 역량의 확산보급을 위한 기초 교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편찬하게 되었다. 「새로운 도시학」의 서문에서 약속한 '보충'에 대해 짧은 기간 내에 완전개정 신도시학개론'을 출판할 수 있도록 노력한 공저자 강현철 박사의 노고를 치하한다.
본서는 크게 무기체에서 유기체로, 시설중심에서 운영중심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개하고 다자간 융합분야로 편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1부에서는 도시에 대한 개념과 이해를 다루었고, 2부에서는 도시기능과 생활을 중심으로, 그리고 3부에서는 미래도시 관리분야를 다루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