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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나는없었다

봄에나는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 |
  • 포레
  • |
  • 2014-01-30 출간
  • |
  • 268페이지
  • |
  • ISBN 978895462386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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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봄에 나는 없었다 … 009
에필로그 … 247
옮긴이의 말 … 263

도서소개

『봄에 나는 없었다』는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Mary Westmacott’이라는 필명으로 1944년에 발표한 심리 서스펜스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출간 직후 애거서는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과 믿었던 남편의 외도에 충격을 받고 스스로 실종사건을 일으키는 등 혼란의 시간을 보내지만, 이때의 사유를 바탕으로 1930년부터 1956년까지 ‘인간’ 특히 ‘여성의 삶’을 주제로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쓴다. 추리작가로서 이미 명망이 높았던 그녀는 독자들의 혼동을 우려해 필명으로 출판했고, 이는 애거서의 뜻에 따라 오십 년 가까이 비밀에 부쳐졌다.
“내가 완벽하게 만족하는 소설이자, 꼭 쓰고 싶었던 이야기다.
나는 이 소설을 수년 동안 구상했지만 삼일 만에 완성했고,
단어 하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출간했다.”_애거서 크리스티

애거서 크리스티 심리 서스펜스 걸작, 국내 첫 공식 완역판
애거서 크리스티가 추리소설을 벗어나 새로이 도전한 문학의 정점

애거서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모은 시리즈. 숨은 걸작이라 평가받는 심리 서스펜스에서 청춘의 치열한 고뇌와 열정을 그린 대하소설, 작가의 자전적 고백이 담긴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고도 예리한 통찰이 담겨 있다.
거인의 양식 / 미완의 초상 / 봄에 나는 없었다 / 장미와 주목나무 / 딸은 딸 / 짐 (원작 출간순)

『봄에 나는 없었다』는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Mary Westmacott’이라는 필명으로 1944년에 발표한 심리 서스펜스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출간 직후 애거서는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과 믿었던 남편의 외도에 충격을 받고 스스로 실종사건을 일으키는 등 혼란의 시간을 보내지만, 이때의 사유를 바탕으로 1930년부터 1956년까지 ‘인간’ 특히 ‘여성의 삶’을 주제로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쓴다. 추리작가로서 이미 명망이 높았던 그녀는 독자들의 혼동을 우려해 필명으로 출판했고, 이는 애거서의 뜻에 따라 오십 년 가까이 비밀에 부쳐졌다.
영국의 작은 타운에서 안락한 삶을 살아가던 여인이 황량하고 낯선 여행지에서 지금까지의 삶이 자기기만으로 쌓은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린 『봄에 나는 없었다』는 “고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역작” “인간 내면의 초상을 그린 보석 같은 작품”이라는 극찬을 끌어냈고, 그녀가 누구보다 인간의 관계와 심리를 꿰뚫어보는 작가란 사실을 재삼 각인시키며 세계적인 스테디셀러가 됐다.

외딴 곳에서 낮은 목소리로 이어지는 불쾌한 자기분석
“넌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자상하고 유능한 변호사 남편, 반듯하게 자란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활기 넘치는 주부, 조앤 스쿠다모어. 그녀는 딸의 병간호를 마치고 바그다드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던 길에 여고 동창 블란치를 만난다. 학창 시절 친구들의 우상이었던 블란치는 창피한 줄도 모르고 남자 이야기나 떠들어대는 천박하고 추레한 중년으로 변해 있었고, 조앤은 그녀와 자신을 비교하며 속으로 우쭐댄다. 하지만 블란치는 조앤의 가족에 대해 언뜻언뜻 이해 못할 이야기를 던져 조앤의 심기를 거스른다.
조앤은 그후 폭우로 교통이 끊기면서 사막의 기차역 숙소에서 발이 묶인다. 어둡고 서늘한 무덤 같은 숙소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을 걷는 것 말고는 아무 할 일이 없는 허허벌판에서 조앤은 이 며칠을 그동안 바라던 온전한 자기만의 휴식 시간으로 삼기로 한다. 하지만 블란치가 던진 몇 마디 말이 불씨가 되어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하나씩 점화되며 떠오르기 시작한다. 도마뱀처럼 여기저기 구멍에서 튀어나오는 날카로운 기억의 조각들이 그녀에게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넌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자신 있어하더니 왜 그렇게 지쳤지?”

우리 삶에 ‘안전’은 없다,
‘자기기만’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을 뿐

조앤은 안도했던 과거를 송두리째 의심하기 시작한다. ‘블란치는 왜 엄마인 내가 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듯이 얘기했을까?’ ‘남편은 왜 내가 탄 기차가 움직이자마자 마치 기쁜 사람처럼 뒤돌아 걸어갔을까?’ ‘딸은 왜 자기 병명조차 숨겼을까?’ ‘애들은 왜 아빠에게만 사랑한다며 매달렸을까?’ ‘그 남자는 왜 내가 차라리 강간이라도 당하는 게 나을 거 같은 여자라고 했을까?’ ‘나는 왜 남편과 셔스턴 부인의 밀회 장면을 목격하고도 도망치듯 물러났을까?’
변호사를 그만두고 농부가 되고 싶어했던 남편은 재고 따지기만 하는 세상이 역겹고 신물난다고 했고, 아들 토니는 말끝마다 “엄마는 아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되물었고, 딸은 “엄마는 추악”하다고 소리쳤었다! 뒤돌아선 그들의 등에서 흘러나온 아내와 엄마를 향한 혐오와 불쾌와 포기의 언어들. 덮어버리고 지워버렸던 비극의 순간들이 조앤의 뇌리에 뚜렷하게 떠올랐고, 마침내 그녀는 정상과 광기의 경계에 위태롭게 선다.

난 외톨이야. 완전히 외톨이야……
무시무시한 고요…… 지독한 외로움……
가여운 조앤 스쿠다모어…… 멍청이, 헛똑똑이, 가식 덩어리 조앤 스쿠다모어……
사막에 혼자 있네. (207쪽)

사막에서 터져나오는 절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자기고백, 밀려오는 자기혐오!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족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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