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덕 윤리인가?
인간의 삶은 도덕적 문제의 등장과 해결의 연속이다. 그래서 인간의 삶 속에서 제기되는 도덕적 문제와 해결을 위한 노력은 인간 삶의 본질을 구성한다. 특정한 윤리 이론에 근거하여 답을 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전 과정이 윤리적 삶의 본질이며 인간 삶의 핵심인 것이다.
서양의 규범 윤리 중 고대 그리스의 덕 윤리(Virtue Ethics)와 근대의 의무 윤리(Duty Ethics)는 윤리적 평가 체계가 매우 상이하다. 근대의 의무 윤리가 ‘행위’를 평가한다면, 덕 윤리는 ‘행위자’를 평가한다.
다시 말하면 덕 윤리는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주된 관심을 갖기보다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학에서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은 특정한 상황에서 그 상황에 맞는 특정한 행위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그 상황에 적합한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즉, 성품은 상황에 적합한 행위를 유도하는 인간의 내적 성질이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올바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성품이 바로 덕이다. 덕이란 바로, 인간이 인간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면, 즉 삶의 목적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소유해야만 하는 성품인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덕 윤리(virtue ethics)에 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덕 윤리는 단순히 옳은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한 성품에서 자연스럽게 옳은 행위를 하는 것을 강조한다. 올바른 행위를 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선한 동기와 감정, 성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반인륜적인 강력 범죄와 혐오사건 등으로 도덕성의 상실이 우려된다. 우리 사회가 도덕과 윤리를 회복하고 인간다운 사람으로 살기 위해 품성과 덕을 강조하는 덕 윤리의 부활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