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작가 조숙씨가 『99만 원의 자유, 치앙마이 한 달 살기』(국판, 272페이지, 올칼러)를 펴냈다. 새로운 개념의 여행 체험기다. 기후 좋고, 공기 좋고, 과일 풍성하고, 물가가 터무니 없이 싼 지역을 선택, 한 달간 머물며 집중 탐색하고 경험한 수기 같은 감성 에세이다.
여행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기념사진 찍기 위한 여행으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유명 관광지를 하루 치기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살아보기’이다. 태국 북부쪽에 위치한 치앙마이는 세계인들이 첫 번째로 손꼽은 살아보고 싶은 도시이다. 백팩족과 디지털노마드, 은퇴이민자들이 속속 치앙마이를 찾는다.
작가는 따뜻한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당장 e티켓을 구매하며 바로 실행했다. ‘치앙마이 한달살기’를 하며 매일 만나게 되는 수퍼마켓, 세탁소, 카페 주인들과 금방 이웃이되었다. 이들과 특별히 친해지는 남다른 기술이 있다. 오늘 하루만 만나고 지나칠 여행자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으로 대하는 것이다. 물건값을 정확히 계산하고 깎는 것보다 먼저 지갑에 든 동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알아서 가져가라고 한다. 이런 행위가 바로 진심이다. 먼저 진심을 내놓는데 비양심적으로 대하는 사람을 많지 않다.
또 있다. 상대의 어떤 점이 특별히 궁금해서가 아니라 말을 걸기 위해서 자꾸 물어본다. 먼저 계획하고 공부하고 와서 아는 척하는 것보다 물어보는 것이 친절을 부른다. 이렇게 사귄 이웃이 있었기 때문에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고 그들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배우고 떠나온 후에도 그리운 얼굴로 남겨두었다. 잘 웃고 잘먹는 것이 여행자의 강점이다. 잘 웃다보니 인생 친구도 만들어졌다.
이 책은 치앙마이 뿐 아니라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여행을 떠나고 어떻게 사람을 만나는지 알려주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설레는 마음부터 따뜻하게 데우는 방법을 알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