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신문에서 18개월 동안 인기리에 연재된
‘손오공이 기가 막혀’가 드디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어릴 때 책으로 읽었든 만화로 봤든 간에,
아마도 99퍼센트의 사람들이 놓치고 지나쳤을
서유기 줄거리의 진짜 관전 포인트들을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경쾌한 해설과 함께 다시 읽는다.
서유기는 남 이야기가 아니야.
그대의 뿌리, 그대 마음의 정체를 밝혀주는 내용이지.
모습만 사람이라고 다 사람인가?
사람다운 사람, 참사람이 되는 것은
돌원숭이 손오공이 성질 죽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네.
은근민폐 현장법사가 제 앞가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네.
탐욕요괴 저팔계가 주색을 멀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네.
물귀신 사오정과 용왕아들 용마는... 어떻게든 밥값은 한다지?
아무튼 근두운 타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드나들 거리를
연약한 스승 보호하며 14년간 꿋꿋이 걸어 인도로 간 손오공!
사고뭉치 같아도 위기의 순간마다 번뜩이는 지혜를 드러낸 손오공!
그리하야 끝내 부처가 된 이 돌원숭이 이야기 속에 숨은 의미들을
삼쾌 선생의 구성진 해설과 함께 찾아볼까나?
“서유기가 참 재미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그러나 그 재미 속에 불교와 도교의
깊은 가르침이 담긴, 한 권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손오공이 현장법사를 호위하며 인도로 가는 여행길에서 만나는 첫 번째 장애가 있어요.
바로 여섯 도둑을 만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여섯 도둑 이름의 첫 글자를 모으면 뭐가 되는지 아세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라는 인간의 여섯 감각기관이 됩니다.
이걸 알고서 이 대목의 제목을 보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답니다. 제목이 무엇이냐고요? “마음 원숭이가
바른길로 돌아오니, 여섯 도둑이 자취가 없네!”(心猿歸正 六賊無?) 이 정도 되면 불교적 상식이 있는 분들은
다들 짐작이 가실 겁니다.
― 손오공은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 것이로구나! 그리고 손오공이 첫 번째 만나서 물리치는 도둑이 바로 이
여섯이라는 것은 그냥 도둑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겠군. 여섯 감각기관의 유혹을 이겨내며, 감정의 파도를
다스리는 것이 수행의 출발점이라는 말이로구나!”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