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실크로드 도전기’에 이은 일본 근대화의 현장 톺아보기
비행기나 관광버스를 타고 며칠 지나치면, 일본은 우리보다 별로 나을 게 없어 보이는 아시아 국가다. 고층빌딩도 많지 않고, 건물은 낡고 도로는 좁아 보이기만 한다.
과연 그럴까? 일본은 넓고 큰 국가였다. 규슈 남단 가고시마에서 도쿄까지 1,500Km, 홋카이도 북쪽 끝 와카나이까지는 장장 2,800km의 거리이다.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서 36시간, 신칸센열차로 24시간 소요된다. 오키나와와 태평양의 섬을 포함하면 4천km로 상상을 초월하는 영토이다. 인구 1억3천만 명에,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라는 객관적 사실은 일본이 내수에 기반을 둔 강대국으로 발전하는 주요한 동력이 된다.
19세기 초 외침으로 무너져 내리는 중국의 현실을 보며 고뇌하던 일본의 지도층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예견하며 후학을 양성하였다. 느슨한 형태의 중앙집 권제가 사쓰마 조슈 지방 영주의 힘과 야망을 키워준다. 그들의 보호로 하급 사무라이들이 꿈을 가지고 국가 변혁에 앞장서게 된다.
기득권을 가진 도쿠가와 막부나 그들과 맞서던 하급 사무라이도 결국 서양의 힘에 압도되며
개혁 개방에 힘을 합치고, 효율적 국가체제와 헌신적 관료로 변신한 사무라이가 30여 년 매진한 산업화와 근대화는 결실을 얻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한다.
현지에서 경험한 일본 근대역사에는 충의라는 국가정신과 국민의식이 흥건히 배어 있었으며
현재도 생생히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보다 근대화도 빨랐고, 경제 기술 교육 등 전반적 분야에서 강국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한마디로 “얄밉지만 뛰어난 이웃”이다. 감히 말하건대, 미국 유럽에서 배우듯이 가까운 이웃 일본에서 그 정신과 기술을 열정적으로 다시 이해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 일본을 바르게 알고 배워, 일본을 극복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