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설계에서 앞서가는 사람이
세상을 리드한다!
전인수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개념설계(concept design)는 개념과 설계로 구성된 신조어인데 “새로운 개념을 창안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은 새로운 개념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개념설계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사회는 고도 성장기의 성장모델이 흔들리고 있고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한 사회라고 말하며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분석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라고 한다. 이는 언어가 세상과 논리적 구조를 공유하여 세상에 관한 진리를 그려내는 특권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개념의 일종이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의 자리에 개념을 넣으면 개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개념은 언어 외에 독서, 만남, 행위, 여행 등을 포용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영화를 보는지, 누구와 만나는지가 그 사람의 세계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점점 보수화하는 이유가 바로 새로운 개념은 없고 기존 개념의 우리(cage)에 갇혀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념설계에서 앞서가는 사람이 세상을 리드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수님은 시대적으로 한참 뒤의 인물이지만 공자님, 부처님, 소크라테스는 동시대 선각자들인데 이들이 신으로부터 인간으로 가치가 이동하는 현상을 나름의 개념으로 설계하여 인류사에 크나큰 발자취를 남긴 것이다. 부처님은 인간존중을, 공자님은 예를,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개념설계한 것이다.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헤밍웨이 등 우리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한 명작의 저자들 모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개념설계한 것이다.
개념설계와 대립적 위치에 있는 용어가 개념모방인데 타자가 만든 개념이나 기존개념을 따라 하는 것이라 노예적 사유라 할 수 있다. 신분은 자유인이지만 사유가 타자의 지배를 받는 현상을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그간 개념모방으로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노예적 사유로도 열심히 하여 여기까지 왔지만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다르다.
기존의 생각을 바꾸고
사변형, 해체적, 디자인적인 사고를 갖고
시대성을 읽어내는 촉을 길러 개념설계하라!
이 책에서는 새로운 개념을 설계하려면 기존개념이 닫혀있기 때문에 기존개념의 안락함에서 벗어나야 함을 먼저 말한다.
예전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하는데 인간이란 그리 쉽게 자기의 경험이나 지식을 부정하지 않으려 해서 ‘망치’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도끼로 머리를 치는 충격이 있어야 사람, 특히 성공을 경험한 기득권은 오던 길을 바꾸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개념설계의 사고기법이다. 다소 생소하여 어렵지만 사변형 사고, 해체적 사고, 디자인 사고 등을 제시한다. 새로운 개념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사변형 사고가 필요하고 기존의 개념을 재구성하려면 해체적 사고가 필요하며 미래를 전제로 한 개념설계를 위해서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 번째가 개념설계의 ‘촉’이다. 이는 시대의 숨결을 읽어내는 감수성을 말하는데 한 분야에서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 갖는 공통의 특징이 촉이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중심가치가 바뀌는데 그 중심가치의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이 촉이라고 말한다.
끝으로 이런 세 가지의 개념설계를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여 예시하고 있다. 경쟁, 소비, 경영 등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사적 영역의 담론으로 등장한 개념을 비판하고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국가경영에까지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개념설계를 이해하고 깨치면 새롭게 세상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성장 하락으로 일자리는 부족하고 고도성장기의 성장모델이 흔들리고 불안하다. 그래서 혁신이나 혁명을 부르짖고 있지만 신통한 아이디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개념설계의 시대』는 이런 변화의 시대를 슬기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정리한 책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국가에도 새로운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