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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문과장 세트

수상한 문과장 세트

  • 벚꽃그리고
  • |
  • 플레이블(예원북스)
  • |
  • 2018-11-30 출간
  • |
  • 1416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9118956402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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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속으로 이어서]
“한 대리, 지난번에 부탁했던 서류 받아왔어?”
팀장의 목소리에 시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팀장의 자리로 향했다.
“서류요?”
“지난번 총무팀.”
“아!”
“아?”
날카롭게 날아드는 시선에 시원이 재빨리 미소를 지었다.
“지금 막 끝났다고 받으러 오라고 했어요! 다녀오겠습니다.”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와 승강기로 향했다.
“휴우, 깜빡할 뻔했네. 한시원, 정신 좀 차리자.”
정말 이별의 후유증 때문일까.
시도 때도 없이 정신을 놓아버리는 탓에 요즘 팀장의 눈초리가 여간 따가운 게 아니다.
문 과장은 말할 것도 없고.
승강기에 먼저 올라탄 사람들 사이에 서서 멍하니 승강기 화면을 바라보던 시원이 점심시간에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이 남자는 정말 아니다. 내가 아깝다고 라고 생각했던 사람 만나봐. 그리고 그 남자한테도 차이면 그때는 혼자 살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면서도 또 심각해진다.
진짜 그래야 하나 싶기도 하고.

문석한 과장이라…….
심각하게 몰두한 듯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어머, 나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시원의 작지 않은 혼잣말에 승강기에 함께 탄 직원들의 시선이 시원에게 몰렸다.
순식간에 몰린 시선에 시원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하아…….”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승강기에서 재빨리 내려 사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머, 이게 뭐야.”
복도 한쪽에 가득 쌓인 상자들을 바라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아, 이거 지금 재무팀 사무실 공사한다고 해서 서류 다 꺼내놓은 거야.”
시원의 말을 들은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가던 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복도 끝까지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자들.
복도는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만한 공간만 남아 있었다.
“이렇게 해두면 불편해서 어떻게 다녀. 안 그래도 좁은데.”
평소에도 유난히 다른 층에 비하면 좁은 복도라 지나가다 어깨를 부딪치는 것이 다반사였기에 시원은 미간을 찌푸린 채 걸음을 옮겼다.
시작된 걸음이 복도의 중간쯤 되었을 때였다.
정면을 응시한 채 열심히 걷던 시원이 걸음을 멈추었다.
역시나 걸어오던 상대도 걸음을 멈추고 시원을 바라보았다.
“이런…… 난감해라…….”
문석한 과장이었다.
“뭐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던 시원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고민에 빠진 찰나였다.
“엄마야!”
뭐가 이렇게 빨라.
어느새 시원의 바로 코앞에 바짝 다가와 자신을 내려다보는 문 과장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시원이 비틀거렸다.
툭.
비틀거리는 시원의 어깨가 하필 아슬아슬하게 쌓아 놓은 상자를 건드렸다.
‘어, 어……. 뭐야…….’
갑작스럽게 자신을 향해 팔을 쭉 뻗는 문 과장의 행동에 눈을 질끈 감았다.
탁, 소리와 함께 고요해진 복도.
슬그머니 눈을 떴다.
“조심.”
머리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비틀거리는 상자를 한 손으로 잡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문 과장의 모습에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 가, 감사합니다.”
문 과장이 두 팔을 뻗어 상자를 정리하는 사이에 반걸음 정도 거리를 벌렸다.
잠시 그를 바라보며 고민하던 시원이 벽에 등을 바싹 붙였다.
“지나가세요. 문 과장님.”
“네, 그럼.”
시원처럼 잠시 고민하던 문 과장이 그 말과 함께 천천히 몸을 돌렸다.
‘히익! 왜 얼굴이 이쪽이야!! 벽! 벽을 보라고!’
상자 쪽으로 등을 돌리고 자신의 앞을 지나가려는 문 과장의 모습에 시원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숨을 멈췄다.
얼굴을 벽에 딱 붙이고 빨리 그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가늘게 뜬 눈으로 그의 가슴이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이자 멈추었던 숨을 내쉬었다.
아니, 내쉬려고 했다.
“한시원 대리.”
숨결마저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서 딱 멈추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문 과장을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입안 가득 담았던 숨을 꿀꺽 삼켰다.
‘뭐, 뭐야…….’
나 부른 거 맞아? 혹시 잘못 들은 걸까.
그러기에 너무 선명했던 목소리.
‘뭐야. 이 야릇한 자세에서 왜 불러?’
당황한 고개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여전히 얼굴을 벽에 붙인 채 자신 앞에 멈춰선 문 과장을 가는 눈으로 흘겨보았다.
문 과장의 한쪽 팔이 움직이는가 싶더니 그의 손이 시원의 귀를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히익!’
스쳐 간 손이 벽을 짚었다.
‘설마…… 이거…… 지금 벽쿵이야? 하지 마. 하지 마. 그런 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얼마나 동경했던 벽쿵이던가.
드라마 속 멋진 남자주인공들의 벽쿵에 항상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었는데. 이건 아니잖아.
한 번쯤 경험하고 싶었던 벽쿵을 손수 보여주는 문 과장의 동작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한 대리님?”
“……. 네에?”
대답과 함께 숨이 막혀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용히 숨을 내쉬고 들이마셨다.
‘어…….’
숨을 참고 있어 몰랐던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타고 온몸에 번졌다.
방금 샤워라도 하고 나온 듯 상쾌하고 좋은 향기.
평소에 상상했던 향기와는 너무 이질적인 향기에 가늘게 뜬눈이 점점 크기를 키웠다.
‘뭐야, 이거 문 과장님 냄새야? 왜 이렇게 좋아?’
아주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바라보았다.
놀란 듯 커다랗게 뜬 눈을 바라본 문 과장이 고개를 살며시 갸웃거렸다.
“왜 그렇게 봅니까?”
“아, 아니…….”
잠깐 이게 아니잖아.
“아니! 문 과장님이야말로 왜 지금 이런 야릇…… 아니, 불편한 자세로 서 계신 거죠?”
“할 말 있어서요.”


목차


1권
1. 그 놈팡이가 너야?
2. 사내연애란
3,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4, 사내연애의 즐거움
5,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2권
6. 처음 본 순간부터
7. 꽃보다 아름다운
8. 원하니
9. 사내연애 어디까지 해봤니?
10. 누구의 잘못인가

3권
11. 믿으세요
12. 그 누군가의 사랑
13. 수상한 한 대리
14. 가족이 생기다
15. 선물같은 일상
외전 1. 꽃처럼 아름다운
외전 2. 수상한 문 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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