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에서 이성을 구출한 칸트, 이성의 감옥에서 광기를 탈주시킨 푸코, 광기의 범죄를 사면한 라캉은 모두― 광기와 이성은 하나라는 사실을 말하는지 모른다. 마치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하나인 카오스모스처럼.
나는 김현의 1970년 평론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제목으로 한 문지 40주년 기념호를 읽으며 몇 군데 밑줄을 그었다. 김현은 평론의 끝에 이렇게 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것 콤플렉스로 인한 성급한 이념형의 성질이 아니라, 이념형의 설정이 얼마나 어려운가, 왜 어려운가 하는 것을 깨닫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이념형을 추출해내려는 노력이다. 그것이 없다면 한국 문학은 계속 새것 콤플렉스의 질환에서 못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의 예견은 오늘도 유효한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그런 생각으로 우주문학론을 썼다.
제1부는 평론 3편과 시론 1편이다. 제2부는 산문 3편이다. 제3부는 논문 1편인데, 이현정 박사(수료)의 글이다. 제4 부는 논문 1편이다. 3부, 4부의 참고 문헌은 각주로 대신했다. 제5부는 대담 2편이다. 그러다 보니 평론과 산문, 논문, 대담 내용이 중복되는 경우가 있다. 각주의 겹쳐지는 부분도 내용을 위해 그대로 두었다. 또 다른 글의 변주로 읽어주시길 바란다. 모두 풍성한 연주를 하지 못한 내 탓이다. 나는 내게 암흑물질이요, 내게 빛인지 모른다. 그 빛을 조금이나마 당신께 드리면 좋겠다. 모든 빛에게 거듭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