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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아들

루저 아들

  • 아비탈로넬
  • |
  • 현실문화연구
  • |
  • 2018-12-15 출간
  • |
  • 520페이지
  • |
  • 준비중
  • |
  • ISBN 978896564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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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권위의 장악에서 벗어나는
훌륭한 루저에 관한 정치적 탐색

죽어 없어진 것 같다가도 다시 살아나 우리를 붙드는 권위
어떻게 하면 권위를 욕망하지 않을 수 있는가

어리석음, 중독 같은 변방의 관념들에 주목해 온 철학자 아비탈 로넬
권위를 중심으로 독창적인 정치론을 펼치다


1. ‘작은 권위’가 활보하는 시대를 사유하는
전위적 철학자 아비탈 로넬

우리는 지금 곳곳에서 ‘갑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화와 IMF 구제금융을 겪으며 가부장적 권위가 무너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권위를 내세운 폭력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이다. 박정희나 전두환 같은 상징적 아버지들에 대항해 탈권위를 내세웠던 민주화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가부장적 권위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재벌 일가의 갑질처럼 언론에 크게 알려진 사례뿐만 아니라 우리가 겪는 일상에서도 권위는 은밀하지만 분명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상징적 아버지들의 ‘큰 권위’가 약해진 자리에 ‘작은 권위’들이 활개치고 있는 셈이다. ‘강압적인 권위’에 ‘권위주의’라는 꼬리표를 붙여 구분하더라도, 무엇이 좋은 권위이고 나쁜 권위인지를 가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부모로, 자식으로,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늘 억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권위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저 받아들이기만 해야 할까. 권위에 대항한 싸움이 또 다른 권위로 이어지지 않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미국의 대표적인 해체주의 철학자 아비탈 로넬은 『루저 아들』을 통해 유령과 같은 권위의 형상을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자크 데리다의 제자이자 동료로 알려진 로넬은 데리다의 저작을 영어로 번역했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이 독창적인 사유 세계를 펼쳐 온 사상가다. 현존하는 가장 전위적인 철학자 중 한 명인 그는 철학이 전통적으로 경시했던 어리석음과 중독 같은 변방의 관념을 탐색하며 현대 사회의 문화적 무의식을 파헤쳐 왔다. 로넬은 이 책 ?루저 아들?에 이르러 명시적으로 정치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 로넬은 독서가이자 전위적 철학자라는 설명에 걸맞게 면밀한 읽기와 관습을 부수는 글쓰기를 선보인다. 문학을 통해 철학과 정치를 서로에게 귀속시키는 로넬은 “탐지망을 완전히 벗어나며, 유령같이 사라지되 환영처럼 자국을 남기는” 권위라는 문제를 붙든다.

로넬은 이 책에서 권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넘어 권위와 싸우는 형상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중점을 둔다. 그는 9?11 테러와 그 뒤 미국이 일으킨 전쟁의 중심인물이 모두 ‘루저 아들’이었다는 데 주목한다. 여객기를 납치해 세계무역센터 건물로 돌진한 모하메드 아타는 아버지에게 업신여김을 받은 ‘못난 아들’이었고, 그 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역시 ‘천치’ 소리 들으며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한 루저였다. 이들은 서로 정반대편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버지의 억압을 세계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같은 인물들이다.

그러나 모든 루저가 권위에 대항하다 파괴적인 결말로 치닫지는 않는다. 아버지에 억눌려 왜소해질 대로 왜소해졌음에도 그 권위를 결코 반복하지 않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 루저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프란츠 카프카다. 로넬은 카프카 읽기를 통해 권위의 장악에서 벗어나는 ‘훌륭한 루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카프카는 권위와 싸우다 또 다른 권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와 포기를 통해 권위 자체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카프카를 통해 훌륭한 루저를 탐색하는 『루저 아들』을 보며 우리 시대의 권위에 대한 시야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다.

2. 어째서 권위는 사라지지 않으며
좋은 권위를 찾으려는 시도 또한 부질없는가

권위는 오랫동안 철학과 정치 영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관념이다. 계몽과 혁명의 시대는 외적인 권위를 약화시켰고 20세기 중엽에 이르러선 전통과 종교 모두 상당할 정도로 훼손되었다. 한나 아렌트와 알렉상드르 코제브는 권위의 서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심했던 대표적인 철학자다. 로넬은 『루저 아들』의 전반부에서 아렌트와 코제브의 저작을 세심하게 읽어 나가며 이들의 논의에 담긴 맹점을 발견한다. 두 사람 모두 “권위의 종말을 현대사를 조건 짓는 정황으로 간주하고, 권위의 종말 이후에 어떻게 권위를 세울 것인지를 고심”했다.

특히 아렌트는 권위의 종말을 아쉬워하면서 좋은 권위를 되살리려 시도했다. 이를 위해 권위를 폭력과 분리하려 했지만 권위가 힘의 불균형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데까지 이른다. 반면 코제브는 권위의 유형을 아버지, 주인, 장, 재판관,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하고 그중 재판관의 권위가 공정한 정치체제의 기초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즉, 사법부의 필수적이고 근본적인 독립을 요구한 것이다. 그와 더불어 코제브는 국가(정치)와 가족을 분리하고, 특히 아버지의 권위를 제한하길 원했다. 그에 따르면 “가족과 국가 사이의 혼란스러운 융합과 불가피한 오염은 끔찍한 역사적 결과를 담는다”.

하지만 가족 안에서 행사되는 부성의 권위는 결코 완전히 소멸하지 않는다. 로넬은 장프랑수아 리오타르의 ‘장악’ 개념을 통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움켜쥔 아버지의 권위가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장악되었던 경험은 끈질기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국을 남기며 성인이 되어서까지 ‘미성년’으로 남게 만든다. 또한 아버지의 권위는 재산과 선입견의 상속을 통해 사회의 보수주의를 유지하는 젖줄 역할을 맡는다. 그런 점에서 로넬은 사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가족 관계, 즉 아버지-자식 관계에서 권위 문제의 뿌리를 찾는다. 모하메드 아타와 조지 W. 부시가 예증하듯 아버지의 권위에 내리눌린 ‘루저 아들’은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경향에 사로잡히고 세계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다. 로넬이 루저 아들이라는 형상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그는 이들과는 반대편에 서 있던 프란츠 카프카에게서 아버지의 권위를 중화할 탁월한 루저 아들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3. 아버지의 권위에 맞서 포기를 완수한
훌륭한 루저 아들, 프란츠 카프카

아렌트와 코제브는 권위의 상실을 안타까워했고, 좋은 권위와 나쁜 권위를 구분한 뒤 좋은 권위를 되살리려 했다. 하지만 로넬이 보기엔 권위는 결코 소멸하지 않으며, 나쁜 권위와 좋은 권위를 구분하는 것 역시 부질없는 시도다. 그래서 이 책은 권위에 맞서 싸울 가능성을, 권위의 바깥이자 안에 서 있는 ‘훌륭한 루저’라는 형상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는 독서가다운 감각으로 프란츠 카프카의 책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를 재발견한다.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는 카프카가 아버지를 향해 썼지만 부치지는 않았던 편지를 사후에 출간한 것이다. 여기서 카프카는 아버지가 자신을 양육하는 동시에 억압한 어린 시절을 상세하게 회고한다. 그런데 카프카의 독특성은 자식들에게 폭군과도 같았던 아버지와의 동일시에도,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도 빠져들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에 등장하는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카프카는 아버지에게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선물한 일을 언급한다. 로넬에 따르면 프랭클린 역시 일종의 아버지, 즉 영국에 억눌린 루저 아들이었다. 그런데 카프카와 달리 프랭클린은 미국 혁명에 가담함으로써 일종의 부친 살해를 감행했다. 이렇게 보면 프랭클린은 아버지의 권위에서 벗어난 성공한 루저일 것이다. 하지만 프랭클린은 영국과 싸우면서 아들 윌리엄과 의절하는 파국을 맞았고, 이로써 아버지 되기에 실패했다. 가부장의 권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할 법한 순간에 그 또한 한 명의 (실패한) 가부장이 된 셈이다.

아버지에게 실패한 가부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 카프카는 편지를 부치지 않음으로써 ‘포기’를 완수한다. “요컨대 카프카는 실패 없이 루저 아들이 되는 기술에 통달했다. 그는 결코 졸업하지 않기에, 비대한 아버지에게 외통수를 선사할 때의 통쾌한 승리감을 취하지 않는다. 실상 카프카는 그의 역경과 전형적으로 씨름하고, 또한 그의 일기는 가망성 없는 탈주들을 일일이 지워 나간다. 다른 이들은 겁을 집어먹거나 옆으로, 심지어 바깥으로 벗어나려 하는 패배를 그는 부인의 양식으로 줄곧 신선하게 유지한다.”

이렇게 카프카는 아버지의 권위를 비난하면서도 그 권위를 상속하라는 유혹에 계속 저항한다. 권위의 회로에서 탈주하고자 욕망한 이들은 곧잘 나쁜 루저의 길로 접어들곤 했다. 반면 카프카는 권위의 안팎에 끈질기게 머무르며 지는 법을 헤아리는 루저, 그렇기 때문에 드물게 훌륭한 루저다. “카프카는 우리에게 어떻게 질 것인지, 어떻게 헤아릴지를 가르친다. 잃는 일이 당연한 것임을 어떻게 하면 셈해 둘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는 숨은 보상이나 살아나갈 초월적인 구멍, 혹은 마지막 순간의 반전을 기대하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

4. 권위에서 당장 벗어날 수 없을지라도
아직 남아 있는 정치의 약한 희망, 사춘기

로넬은 카프카를 권위를 해독할 ‘훌륭한 루저’로 제시하는 데서 더 나아가, 권위의 장악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을 품은 시기로 ‘사춘기’를 정치화한다. 카프카는 아버지의 권위를 중화시킨 훌륭한 루저의 모범이었다. 하지만 카프카가 드문 사례라면 우리 평범한 이들이 권위의 손아귀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날 기회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로넬은 장프랑수아 리오타르가 어린 시절에 관해 논의하면서 언급한 ‘사춘기의 들뜬상태’라는 개념으로 그 기회를 포착하려 한다.

여기서는 어린 여자아이 ‘엠마’가 모범적인 형상이 된다. 프로이트의 사례 연구에 등장하는 엠마는 어린 시절에 어느 가게 점원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이 기억은 억압되었지만 10대 시기에 다시 상점을 방문했을 때 이 사건의 의미를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엠마는 상점 불안증을 겪는다. 로넬은 엠마의 사례를 아브라함의 사례와 대조한다. 아버지 종교의 창시자인 아브라함은 신의 부름을 들었고,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부름에 한없이 충실하고자 했다. 부름에 아무런 의구심도 느끼지 못한 그는 “위대한 가부장”인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피조물”이었다. 반면 엠마는 10대 때 찾았던 상점 점원의 ‘부름’에 따끔거리는 기분을 느낀다. 어린 시절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 “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바로 사춘기의 들뜬상태라고 로넬은 말한다. 사춘기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을 다시 질문하고, 새로이 해석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시기다. 그런 점에서 사춘기는 어린 시절을 장악하고 있던 권위에 생채기를 낼 기회가 된다. “리오타르는 자기로 추정된 것이 쪼개지는 순간을 가리켜 사춘기를 통과하는 이행이라고 말한다.”

로넬은 권위 문제를 해소할 정치적 결론을 곧바로 제시하지 않는다. 또한 동일시와 자기애라는 메커니즘이 인간 심리를 구조화하는 한, 권위를 소유하거나 그 지배하에 있기를 원하는 욕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독서가이자 철학자인 로넬은 우리를 움켜쥔 권위의 손아귀에서 잠시나마 풀려날 방안을 모색한다. 옮긴이가 밝히고 있듯이 “사춘기의 들뜬상태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묻고 따지게 만드는 저 정동적 실천이 오늘날의 정치적인 것에 핵이 될 수는 있다”. 그리고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기존 권위에 대항하는 모습들을 보며 우리는 많은 사람이 실제로 그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사춘기를 통과하는 이행에 “언제나 정치의 약한 희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목차


머리말 ― 고약한 대상과 씨름하며

서론 ― 여러 겹의 어린시절 그리고 정치의 패배
1장 ― 권위란 무엇이었나?
2장 ― 권위 일가
3장 ― 근원애호증, 공황, 권위
4장 ― 훌륭한 루저
5장 ― 의지들 간의 투쟁
6장 ― 누그러들지 않는 어린시절의 소름 끼침에 관하여
7장 ― Was war Aufkl?rung / 계몽이란 무엇이었나?
옮긴이 후기 ― 훌륭한 루저들의 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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