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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앱솔루트 달링

마이 앱솔루트 달링

  • 가브리엘탤런트
  • |
  • 토마토출판사
  • |
  • 2018-11-27 출간
  • |
  • 560페이지
  • |
  • 132 X 192 X 34 mm /510g
  • |
  • ISBN 979118541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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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학대받는 소녀의 섬뜩하고도 절망적인 현실.
그 폭력과 구속에서 벗어나 해방을 얻기 위한 처절한 투쟁!

가끔씩은 개밥이라 불리우고 대부분 터틀이라 호칭이 붙는 열네 살의 줄리아는 멘도시노의 황야에서 편집증에 걸린 생존주의자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열네 살치고 키도 큰 데다 틈날 때마다 캘리포니아 드넓은 해안과 만 곳곳을 누비고 바위투성이 언덕도 수시로 오르내린 덕에 겉모습은 튼튼했지만 터틀의 내면은 엉망이었다. 생존 기술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아빠의 독특한 교육 철학으로 어린 나이에 총도 다룰 줄 알고 주변 지역에 안 가본 곳, 모르는 곳이 없는 터틀이지만, 눈에 보이는 세상에 점점 확대되어 가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어쩌면 삶에 더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그 세상에서 터틀은 점점 더 설 곳을 잃어간다. 무엇보다 터틀을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고 그녀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못할 만큼 딸을 기괴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마틴의 강압적인 행동과 구속, 잔소리 등은 터틀의 내적 사회를 좁히는 중요한 원인이다. 학교에서도 친구들이든 선생님이든 스스로 만든 강한 갑옷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미리 차단한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숲속으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제이콥이라는 고등학생을 만나면서 터틀에게 작은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 터틀은 태어나 처음으로 우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그제야 한정적이던 자신의 세상을 한발 물러나 볼 줄 알게 된 터틀. 이미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 터틀은 틀어박혀 나오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벗어나기로, 스스로 탈출하기로 굳게 결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터틀이 탈출 도구로 선택한 건 아빠가 열심히 가르쳐준 생존 기술이었다. 그렇게 느리고 서툴지만 천천히, 터틀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용기와 능력을 바탕으로 늪처럼 절대 나올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곳에서 한 발씩 몸을 끄집어낸다.

예측할 수 없는 숨가쁜 전개와 결말로 충격을 주는 문제작!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섬세한 묘사로 표현해낸 장대하고 격렬한 드라마

주인공 터틀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신도 몰랐던 용기를 그러모아 자기 삶의 주체적으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 아주 복잡 미묘하게 시시각각 변해가는 등장인물의 감정 흐름, 마틴과 터틀이 각자 생각하는 생존과 구제의 의미, 그리고 자신이 해석한 의미대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들이 날것 그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울퉁불퉁한 바위와 냉천, 붉은 삼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해안의 자연도 생생하게 그려지며 터틀의 이러한 성장과 변화의 과정에 중요한 몫을 한다. 긴장감 넘치는 매 장면들, 아름다운 운문체, 세밀한 부분의 자연 묘사 등을 언어로 표현한 『마이 앱솔루트 달링』은 비범한 신인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절절하고 감동적인 책이다.

[책속으로 이어서]
“아빠가 저를 학대한다고 생각하는 거 알아요.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아니까 선생님한테 얘기하기가 더 어렵잖아요.” 터틀은 엄마의 죽음이 자신에게 상처가 됐는지 알지 못했다. 당시에는 상처가 됐다고 해도 지금은 별 느낌이 없었다. 상실감 같은 건 못 느껴. 엄마가 그립지도 않고, 엄마가 돌아오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아무 감정이 없어. 아빠가 나를 괴롭히면 상처받지만, 그건 아빠가 원래 잔인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비극적인 처지 때문이지. _p. 181

“넌 내 거다.” 마틴이 부지깽이를 휘둘러 그녀의 팔을 내리쳤다. 터틀은 진흙탕에 엎어졌다. 왼쪽 팔의 감각이 없어지고 어깨가 부러진 느낌이었다. 그녀가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고 용을 쓰자 그는 부츠 발로 그녀의 잔등을 눌렀다. 그리고 부지깽이를 공중에 쳐들었다. 터틀은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달아나, 터틀. 죽기 살기로 달아나야 해. 그러나 그의 부츠에 눌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서 달아나야 했지만 생각과 달리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가 부지깽이로 허벅지 뒤쪽을 내리치자 그녀는 몸을 움찔하며 경련을 일으켰다. “내 거라고.” 마틴이 갈라진 목소리로 내뱉었다. 터틀은 두 손으로 진흙을 움켜쥐며 그의 부츠 밑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그가 다시 부지깽이를 휘두르게 두면 안 된다. 온몸이 못 견디게 아팠다. 머릿속에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속으로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녀는 오로지 무기력감을 느낄 뿐, 뇌 전체가 의식 없는 두려움에 잠긴 기분이었다. _p. 192~193

“죽고 싶어요.” 그녀가 말했다. “야, 개밥.” “나 자신이 싫어요. 증오스러워요.” “안 된다.” 마틴이 그녀를 힘껏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는 손끝으로 그녀의 굴곡진 갈빗대를 쓸었다. 그것들은 그의 손안에서 탄력 있게 낭창거렸다. 그의 품에 안겨 있으니 터틀은 더 작아진 느낌이었다. 자신의 얼굴에 드러났을 고통과 상실을 의식하며 그녀는 반복했다. “죽고 싶어요.”“개밥.” 마틴이 그녀의 목덜미에 대고 속삭였다. 그는 이 사이로 공기를 빨아들였다. 회한을 표현하는 고통스러운 소리였다. “노인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한 거다. 너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구나. 자기 스스로 죽음을 택했고 너나 나나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제길, 그래서 그 인간이 원망스럽다.” “그러지 말아요.” 나직하게 말했지만 터틀은 자신의 목소리에 깃든 긴장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마틴이 그녀를 끌어안은 채 몸을 떨었다. 그녀가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자 그는 양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쌌다. “나도 정말 안타깝다. 너한테 그런 인간이 아니라 번듯한 할아버지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젠 오로지 너랑 나, 둘뿐이구나. 가자.” _p. 239~240

고요함에 굴복하여 설핏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 보니, 밖이 이미 깜깜했다. 마틴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며칠씩 집에 안 들어오는 일은 다반사였지만 터틀은 마틴이 이번엔 진짜 자신을 버리고 떠났음을 직감했다. 그녀의 소심함과 이기심 때문에 할아버지가 죽었는데 이제는 아버지마저 같은 이유로 떠난 것이다. 그녀는 벽에 기대앉아 손마디를 물어뜯으며 집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나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산들바람이 옻나무를 흔들며 열린 창으로 들어왔다. 창문 가로대를 타고 들어온 갈색 덩굴은 개똥지빠귀 발처럼 울퉁불퉁했다. 어두운 방으로 바람이 밀려들자 터틀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일어나서 집 안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대로 앉아 있기만 했다. 아래층에서 뒷문이 벌컥 열리며 벽에 쾅 부딪쳤다. 오리나무 잎들이 부엌문을 쓰다듬는 소리가 들렸다. _p. 26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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